[박윤진의 틈] '쇼핑왕' 남지현, '로코퀸' 찜하고 갈게요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배우 남지현이 '로코퀸' 자리를 예약했다.

'20대 여배우 기근'이라는 말이 종종 거론된다. 미모에 연기력까지 겸비한 재목이 흔하지 않다는 의미였다. 그래서 '데뷔 13년차' 남지현의 발견과 성장이 더욱 갚지게 느껴진다.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는 단순한 스토리 라인에 수많은 클리셰를 얹힌 구조로 초반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한효주·이종석 주연의 전작 'W'와 비교 되며 약체라는 평가도 받았다.

경쟁작 여주인공이 배우 공효진에 김하늘이었다. 연기력으로 나무랄 데가 없는 남지현이지만 성인 연기자로 갓 발을 들인 만큼 로맨틱 코미디를 얼마나 잘 소화할 지 미지수였다. 경쟁 상대가 안 될 거란 우려도 있었다.

"잘 어울릴까?" 하는 예비 시청자들의 의심도 상당했는데, 서인국과 남지현의 공동의 노력이 두 사람의 사랑을 온전히 믿게 했다.

남지현은 기특했다. 맡은 역할이 강원도 산골 소녀 고복실 역으로 과감하게 미모를 포기했다. 순박한 미소를 지을 때 드러나는 하얀 이가 정감을 일으켰고, 차돌처럼 당차고 야무진 느낌은 여느 캔디들과 분명 달랐다.

촌스럽게 굽실거리는 파마 머리에 햇볕에 그을린 까만 피부도 실감나게 표현했다. 연구가 필요한 캐릭터로 고난도의 사투리 연기 역시 합격점을 받을 만 했다.

아기자기하게 어울리는 케미가 특히 좋았던 남녀주인공인데, 남지현이 나이가 어리고 로코 장르에서의 경험도 적어 나타난 서투른 모습이 오히려 자연스럽고 신선했다는 평가다.

사극부터 시대극, 현대물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연기 경력을 쌓아온 남지현이다. 잘 유지하고 더 성장한다면 롱런할 것이 분명하다.

특히 남지현이 개성과 연기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수목극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한 SBS '질투의 화신' 여주인공 공효진과 비교할 만하다. '로코퀸' 계보를 이을 수 있을 지, 소녀티를 벗어낸 그의 변신이 벌써 기다려진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MBC 제공, MBC 방송 화면 캡처]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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