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유희관의 KS, 여유는 있지만 자만은 없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유있게 기다렸다."

두산 유희관은 한국시리즈 4선발이다. 내달 2일 창원에서 열리는 4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1~3차전을 통해 NC 타자들을 충분히 살펴본 뒤 실전에 나서는 이점이 있다. 5~7차전에는 김태형 감독이 밝혔던 것처럼 구원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준비를 끝낸 듯하다. 실제 정규시즌 직후 한국시리즈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다. 본래 재치있는 말솜씨가 돋보이지만, 28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사전인터뷰서는 여유가 느껴졌다. 물론 긴장감이 풀린 건 아니었다.

유희관은 "포스트시즌 경기들을 지켜보면서 여유있게 기다렸다"라고 했다. 이어 "정규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쉬면서 체력을 보충했다. 나뿐 아니라 연습경기를 통해 투수들의 공에 힘이 붙었고, 타자들도 강한 타구를 날렸다. 한국시리즈 직행팀이 유리한 걸 느꼈다"라고 털어놨다.

유희관은 20일 라쿠텐과의 미야자키 연습경기서 5이닝 6탈삼진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27일 잠실 자체 청백전서도 3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좋았다. 빠른 볼로 승부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공에 힘이 붙으면서 능수능란하게 완급조절을 했다.

그는 "NC가 한국시리즈에 올라올 것으로 예상했다. 나는 4선발이라 큰 비중이 없다. 에이스(더스틴 니퍼트)가 기선제압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NC 타선도 정규시즌 때처럼 편안하게 상대하려고 한다. 여유있게 풀어가면 된다. NC 타자들이 내가 무슨 공을 던지는지 다 알고 있다. 원하는 코스에 제구를 잘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충분히 NC 타선을 상대해봤다. 1~3차전서 또 다시 상대 타선의 컨디션을 체크할 수 있다. 포수 양의지의 노련한 볼배합도 유희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부분.

그러나 유희관은 냉정하게 분석했다. "LG가 플레이오프서 NC에 진 건 김태군(포수)에게 결정적인 한 방을 맞았기 때문이다. 맞을만한 타자에게 맞으면 납득이 된다. 그러나 포수에게 맞아버리면 흐름이 넘어간다"라고 했다. 실제 김태군은 3차전 동점타 등 시리즈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 한 방을 날렸다. '포수에게 한 방을 맞지 말라'는 야구 격언처럼 포수의 기분을 좋게 하면 상대 투수들과의 배터리 호흡마저 좋아지면서 상대 팀 전체의 기세를 살려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그래서 유희관은 "김태군은 NC 어린 투수들을 이끄는 포수다. 한 방을 맞으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자만도 없다. 유희관은 "당연히 우승할 것이란 의식을 가지면 안 된다. 나태함은 없어야 한다. 우리보다 더 나은 팀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리즈 후반 불펜으로 나갈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는 내일이 없는 승부다. 불펜으로 나가야 한다면 나갈 수 있다"라고 다짐했다. 또한, "결정적인 수비 실수를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우리 팀은 수비력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유희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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