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시즌초반 3대악재, 구단들의 대처법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구단들은 어떻게 대처할까.

2016-2017시즌 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가 29일 디펜딩챔피언 우리은행과 타이틀스폰서를 맡은 삼성생명의 맞대결로 개막한다.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우리은행과 초특급신인 박지수를 영입한 KB, 외국선수 조합이 좋은 삼성생명과 KDB생명의 강세를 예상하는 시선이 우세하다.

그런데 시즌 초반은 심상찮다. 리그 품질에 악영향을 미칠 요소가 많다. WKBL과 6개구단에 위기이자 기회다. 6개구단이 악재들을 극복하면 반전 드라마를 쓰면서 궁극적으로 한국여자농구가 한 단계 성장할 동력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악재들을 극복할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가뜩이나 예년에 비해 떨어진 리그 품질이 더 떨어질 게 자명하다.

▲특급언니들 퇴장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이미선, 변연하, 신정자, 하은주가 은퇴했다. 이들의 퇴장은 1990년대~2000년대를 이끈 한국여자농구 황금세대의 종말을 뜻한다. 이미 약 5년 전부터 전주원, 정선민, 박정은 등이 차례로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했다. 그 사이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조금씩 각 구단의 주축 멤버로 치고 올라왔다.

최근 몇 년간 이 과정에서 부작용이 심각했다. 베테랑들이 하나, 둘 은퇴하면서 각 팀의 전력구조, 프로 경험을 감안하면 주축 멤버로 뛰어야 하는데, 막상 주전으로 뛰기에는 경기력에 약점이 많은 젊은 선수들이 쏟아져 나왔다. 자연스럽게 리그 경기력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만큼 특급언니들의 시대는 찬란했다. 한편으로 인프라가 극히 좁은 여자프로농구의 어두운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결국 여자프로농구에 대한 팬들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면서 다시 인프라 위축, 리그 품질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올 시즌은 중요하다. 이미선, 변연하, 신정자, 하은주를 대신할 자원들의 활약, 그 부분이 각 팀 전력에 미치는 영향은 팬들의 시즌 몰입도와 리그의 품질, 나아가 한국 여자농구의 국제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당장은 악순환을 걷어내기가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지수(KB)가 등장했지만, 박지수 한 명으로 한국 여자농구가 당장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다. 그래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선수들, 지도자들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올 시즌은 그 출발점이 돼야 한다.

▲부상자 속출

리그 품질이 떨어질 수 있는 요인이 또 있다. 시즌 초반 각 팀 주축 멤버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다. 우리은행 양지희는 일본 전지훈련 때부터 허리와 무릎이 좋지 않다. 1라운드는 뛰기가 힘들다. 우리은행은 이승아가 퇴단한 상황서 힘겨운 초반 레이스를 예고했다. KB는 강아정이 발목에 부상, 시즌 초반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상황이 심각하다. 신한은행 최윤아와 김규희는 지난 시즌 막판 수술을 받고 재활했다. 자연스럽게 정상적으로 시즌 준비를 하지 못했다. 윤미지, 이민지 등도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는 후문. 하나은행도 김정은, 김이슬, 신지현, 염윤아가 부상과 재활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각 팀 주축 멤버들의 부상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실전서 쓸 수 있는 멤버가 점점 귀해지는 상황서 주축들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자 무리한 기용에 의한 부상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 부분은 최근 여자농구를 둘러싼 악순환을 가속화시킨다. 결국 대체자들을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의 싸움이다. 시즌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절대적 변수다.

▲외국선수들 뒤늦은 합류

최근 관계자들 사이에서 "외국선수들이 늦게 합류해서 걱정이다. 몸도 덜 만들어졌다"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돈다. 실제 삼성생명 나타샤 하워드는 개막에 맞춰 합류할 예정이다. 보통 9월 중순부터 10월 초에는 외국선수들이 각 팀에 합류하지만, 올 시즌에는 10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팀 훈련에 참가한 외국선수들도 있다.

적지 않은 외국선수들이 뒤늦게 합류하면서 국내선수들과의 손발 맞추기는 고사하고 게임체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버겁다는 말이 나왔다. 한 관계자는 "우리 외국선수는 개막전에 제대로 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WKBL에서 뛰는 대부분 외국선수는 여름에 WNBA를 소화한다. 그런데 올 시즌 WNBA는 리우올림픽 관계로 예년보다 1주일 정도 늦게 끝났다. 지난해에는 챔피언결정전이 10월15일에 끝났지만, 올 시즌에는 10월21일에 끝났다. 그만큼 개개인의 시즌 종료일이 조금씩 늦었다. 대부분 예년만큼 휴식을 취하고 국내 구단에 합류하면서 그만큼 WKBL 시즌 준비시간이 줄어들었다.

한 관계자는 "원래 잘하는 외국선수들, WKBL에 적응한 외국선수들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대신 "문제는 WKBL에 적응해야 하는 신입 외국선수들"이라고 했다. 결국 실전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구단들은 외국선수들 위주로 시즌 플랜을 짰다. 자연스럽게 대부분 구단이 시즌 초반보다는 중반부터 완전한 전력이 갖춰질 듯하다. 이 역시 시즌 판도를 좌우할만한 변수다.

[개막 미디어데이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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