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t, 이재도 부활조짐에도 멈출 수 없는 걱정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 팀은 6강 후보로 지목을 안 해주네요."

kt 조동현 감독이 개막 미디어데이서 했던 발언이다. 10개구단 감독들 중 누구도 kt를 6강 플레이오프 진출 후보로 꼽지 않았다. 냉정한 현실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kt는 강하지 않다. 올 시즌에는 중, 상위권의 혼전이 엄청날 조짐이다. 하지만, kt를 향한 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다.

일단 각 포지션 멤버구성상 신장과 기량 측면에서 리그 톱클래스 선수는 조성민이 유일하다. 천대현과 김종범을 영입했다. 그러나 확실한 주전급 멤버는 아니다. 더구나 토종 4~5번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 오리온 이승현, KCC 하승진, KGC 오세근, 삼성 김준일, LG 김종규 등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외국선수 드래프트서 검증된 센터 크리스 다니엘스를 선발했다. 그러나 다니엘스는 개막 전 연습경기서 아킬레스건에 부상, 4주 진단을 받았다. 다니엘스와 조성민을 주축으로 신인드래프트서 빅3를 노렸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다니엘스도 당분간 기용할 수 없다.

부랴부랴 제스퍼 존슨을 대체 외국선수로 뽑았다. 수비력이 떨어지지만, 부드러운 외곽슛 터치, 패스능력을 고루 갖춘 포워드. 문제는 존슨이 kt에 필요한 정통 센터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갑작스럽게 kt에 가세하면서 경기체력이 뚝 떨어진 상태라는 점이다. 존슨은 23일 동부와의 개막전, 27일 오리온전 모두 2쿼터부터 코트왕복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결국 후반전에는 공수에서 도움이 되지 못하는 계륵으로 전락했다. 조동현 감독은 오리온전 3쿼터 중반부터 존슨을 아예 기용하지 않았다.

일단 다니엘스의 복귀가 필요하다. 다니엘스와 조성민을 중심으로 시즌 플랜을 짰기 때문이다. 2라운더 외국선수 래리 고든은 골밑 공격이 가능하다. 그러나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다. 높이가 낮은 특성상 다니엘스가 없는 상황서 공격 작업이 원활하지 않다. 오리온전만해도 전반전에는 그럭저럭 외곽포가 잘 들어갔다. 그러나 40분 내내 골밑에서 나오는 공을 처리하기 힘든 멤버 구성이다. 후반 들어 오리온의 타이트한 외곽수비에 스크린을 제대로 걸지 못했다. 수비에서 끊임없이 도움과 로테이션이 필요한 현실상 경기 종반 체력도 상대보다 유리하지 않다. 결국 kt는 동부전과 오리온전서 후반전에 공격과 수비가 동시에 무너지면서 경기력이 뚝 떨어졌다.

다니엘스의 정확한 복귀시점을 알 수 없다는 게 딜레마다. 조동현 감독도 "아직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존슨의 게임체력이 올라오지 않는 것도 악재다. 다니엘스가 돌아오기 전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그러나 올 시즌 만만한 상대는 없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이재도의 부활조짐. 이재도는 오프시즌 대표팀을 경험한 뒤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그러나 오리온전서 전반전에만 3점슛 4개 포함 14점을 올렸다. 물론 후반전에는 오리온의 수비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면서 무득점에 그쳤다. 그래도 조 감독은 "이재도가 살아나서 앞으로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그런데 kt 전력을 감안하면 이재도가 부활조짐을 보였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전력 자체가 상대와 대등한 승부를 하기가 힘든 포지션이 많다. 외곽포가 터지지 않으면 쉽지 않은 멤버구성이다. 미스매치가 거의 나지 않고, 수비조직력도 완전치 않다. 오리온전서 더블팀과 로테이션은 원활하지 않았다.

근본적으로 수년간 탑클래스 FA를 붙잡지 못한 부분, 그리고 외국선수, 신인드래프트 불운과 부상악재까지 겹쳤다. 단 2패지만, 올 시즌 kt에 걱정거리가 많다. 1라운드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는 부분부터 최대한 정비해야 한다.

[이재도(위), 고든과 존슨(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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