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승부처: 오리온의 속도전, 막지 못한 kt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오리온의 속도전이 돋보였다.

디펜딩챔피언 오리온의 최대강점은 공격력이다. 특히 장신포워드들이 조직적으로 전개하는 얼리오펜스과 속공은 아주 위력적이다. 대부분 3점포 능력을 갖췄다. 얼리오펜스 과정에서 다양한 득점루트를 창출해낸다.

27일 고양체육관. kt 조동현 감독은 "오데리언 바셋이 생각보다 트랜지션이 좋더라. 이틀간 쉬면서 비디오를 보고 준비했다"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얼리오펜스를 봉쇄하기 위해선 공격 성공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날 kt의 공격전개작업은 괜찮았다. 이재도의 3점슛 컨디션이 아주 좋았다. 전반전에만 4개를 터트렸다. 골밑의 제스퍼 존슨과 래리 고든에게서 빠져나가는 공을 착실히 외곽포로 연결했다. 그리고 kt는 예상 외로 리바운드서 크게 밀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오리온이 얼리오펜스를 감행할 기회가 줄어든다. 공격을 성공하면 오리온도 아웃 오브 바운드를 통해 공격을 시작한다. 그 사이 kt가 수비 밸런스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리바운드를 많이 잡아도 오리온의 공격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오리온은 제한적인 기회서 날카로운 얼리오펜스를 성공했다. 바셋이 본격적으로 애런 헤인즈와 함께 뛴 2쿼터가 백미였다. 바셋은 2쿼터 초반 잇따라 속공과 얼리오펜스를 통해 돌파 득점, 덩크슛을 만들었다. 트랜지션이 좋은 헤인즈의 득점력도 강화됐다.

결국 kt는 공격이 잘 됐음에도 10점 내외로 리드를 당했다. 공격 성공 후 오리온이 빠르게 kt 코트로 넘어올 때 바셋을 조직적으로 막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전반전에 42득점을 하고도 53실점했다.

kt는 3쿼터 들어 와르르 무너졌다. 장신자가 오리온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 그에 따른 기본적인 제공권 열세가 부각됐다. 턴오버가 속출하면서 공격작업도 단순해졌다. 전반전의 조화가 사라졌다. 아직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제스퍼 존슨은 2쿼터 중반부터 코트 왕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급기야 3쿼터 6분36초를 남기고 빠졌다.

그 사이 오리온은 얼리오펜스와 세트오펜스의 절묘한 조화로 달아났다. 스코어가 20점 내외로 벌어졌다. 바셋이 때때로 패스미스를 하거나 공격에 실패하는 등 세부적인 템포조절이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이승현과 김동욱이 득점에 가세하면서 kt가 더욱 막기 힘든 팀이 됐다.

오리온은 3쿼터 초, 중반에 승부를 갈랐다. 그러나 승부에 균열이 일어난 건 오리온의 얼리오펜스가 돋보인 2쿼터였다. 오리온은 이날 경기를 통해 다시 한번 우승후보 1순위라는 걸 입증했다. 오리온의 위력적인 얼리오펜스를 막기 위해선 공격조직력은 물론, 단단한 수비조직력이 필요하다.

[오리온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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