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럭키’ 임승용 대표 “유해진 캐스팅 제안, 모두가 오케이”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이렇게 잘 될지 몰랐죠. 원래 목표는 250만~300만명이었어요. 요즘 사는게 팍팍하니까, 관객분들이 웃고 희망이 있는 느낌을 갖고 싶었을 거예요.”

용필름의 임승용 대표는 올해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 이어 ‘럭키’로 연타석 흥행홈런을 날렸다. 1년에 1편 흥행하기도 힘든 마당에 두 편이나 정상에 올려놨다. 유해진 단독주연 코미디가 과연 흥행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켰다.

‘럭키’는 냉혹한 킬러 형욱(유해진)이 목욕탕 열쇠 때문에 무명배우 재성(이준)으로 삶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투자사 쇼박스와 함께 의논하다가 유해진 형을 추천했어요. 같이 작품을 한 적은 없지만 형과는 고향 청주 선후배 사이예요. 인간적으로 너무 좋은 배우라는 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죠. 이계벽 감독에게 전화하니까 즉석에서 좋다고 하더라고요. 모두가 오케이였어요.”

‘올드보이’ 총괄 프로듀서로 유명한 그는 지난해 박찬욱 감독과 ‘아가씨’ 일본 헌팅을 갔다가 도쿄 길거리에서 우치다 겐지 감독의 영화 ‘열쇠도둑의 방법’(2012) 팜플렛을 발견했다. 당장 DVD를 구해 보고, 리메이크를 결정했다.

그는 우치다 겐지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운명이 아닌 사람’을 리메이크해 ‘커플즈’를 제작했다. 60~70년대 할리우드 영화의 고전적인 느낌에 끌렸다.

“무명배우 쪽의 이야기가 어수선하게 느껴졌어요. 그 부분을 솎아내고 새로운 스토리를 넣었죠. 음악 작업도 오래 걸렸죠. 양쪽을 오가며 연결할 수 있는 음악이 필요했는데, ‘그 사나이’가 가장 잘 어울렸어요.”

형욱은 인생을 새로 시작한다. 주머니에는 2,000원 밖에 없고, 집은 옥탑방이다. 분식집에 취직도 하고, 바닥부터 무명배우의 삶을 열심히 살아간다. 관객은 ‘금수저’들이 세상을 쥐락펴락 하는 시대에 성실하게 자신의 능력으로 묵묵히 살아가는 형욱을 응원했다.

“그게 우리가 사는 인생사잖아요. 결국 삶의 태도와 습관이 그 사람을 결정해요. 관객분들이 그 점에 공감하신 것 같아요.”

[사진=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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