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16년만에 삼성·SK 없는 KS, 의미와 전망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과 SK가 없다.

2016년 한국시리즈는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맞대결이다. 2000년 이후 16년만에 삼성 라이온즈 혹은 SK 와이번스가 없는 한국시리즈가 성사됐다. 2001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시리즈 역사에는 항상 삼성 혹은 SK가 있었다.

2001년과 2002년에는 삼성이 정규시즌서 우승하면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2003년에는 SK가 정규시즌 4위 자격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2004년에는 삼성이 정규시즌 2위 자격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삼성은 2005~2006년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2연패를 차지했다.

2007~2008년에는 SK가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했다. SK는 2009년 정규시즌 2위 자격으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에는 삼성을 상대로 통합우승을 탈환했다. 그러자 삼성은 2011년과 2012년 SK를 상대로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SK는 2007년부터 2012년, 삼성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특히 삼성은 21세기에 2003년, 2007~2009년, 2016년을 제외하고 모두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16년만에 삼성 혹은 SK가 없는 한국시리즈. 한국야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구축되고 있다. SK는 201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서서히 강팀 DNA가 희석됐다. 이후 포스트시즌 진출과 실패를 번갈아 겪으며 중위권 이미지가 강해졌다. 김성근 전 감독이 나간 뒤 강호 이미지를 이어나가는 데 실패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김용희 감독 시대를 마친 SK가 새 감독 선임에 신중하게 임하는 이유다.

삼성도 지난해를 끝으로 왕조가 무너졌다. 매년 주축선수들이 조금씩 이탈했다. 지난해 불법도박 스캔들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통합 4연패, 정규시즌 5연패에 만족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리빌딩이 더뎠다. 올 시즌에는 외국인선수 농사 실패까지 겹치면서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구단은 류중일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김한수 감독 시대로 새출발을 선언했다.

SK와 삼성의 몰락과 재정비는 또 다른 누군가에겐 기회다. 두산이 지난해 15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왕조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그리고 올 시즌 선두를 독주하며 여유있게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기본적으로 2013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직후 선수단을 물갈이하면서 리빌딩에 성공한 효과를 봤다. 지난해 실패했던 외국인농사를 올 시즌에는 대성공으로 이끈 것도 눈에 띈다. 그러나 구단 안팎에선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올 시즌 독주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밟았던 극한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젊은 선수들의 한 단계 성장으로 연결됐다.

그만큼 큰 경기, 특히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은 중요하다. 지난 15년간 삼성과 SK는 강팀을 구축하면서, 한국시리즈 경험을 통해 장기집권으로 이어가는 선순환 시스템을 완성했다. 지난해와 올해 두산이 과거 삼성과 SK의 뒤를 밟는 느낌. 전력이 정점에 올랐고,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경험으로 축적된다.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NC도 눈 여겨 봐야 한다. NC는 2013년 1군에 진입한 뒤 매년 포스트시즌 스테이지를 끌어올렸다. 2014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준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작년에는 플레이오프, 올 시즌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치른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 경험이 훗날 명문구단 구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삼성 혹은 SK가 없는 올 시즌 두산과 NC의 한국시리즈는 의미가 있다.

[두산과 NC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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