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KS는 金의 전쟁, 사제·선후배는 없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金의 전쟁이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29일부터 서울 잠실구장과 창원 마산구장을 오가며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갖는다. 김태형 감독과 김경문 감독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서 운명의 맞대결을 치른다.

지난해에는 플레이오프서 격돌, 김태형 감독의 두산이 김경문 감독의 NC를 3승2패로 눌렀다. 김태형 감독은 김경문 감독도 하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숨에 성공했다. 그리고 올해 김경문 감독을 다시 한번 누르면 두산은 21년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한다.

올 시즌에는 김경문 감독이 김태형 감독에게 복수를 할 기회이기도 하다. 김경문 감독은 2005년, 2007년~2008년 두산 사령탑 시절 삼성, SK에 연이어 패퇴한 뒤 8년만에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 첫 우승에 도전한다.

두 김 감독의 특별한 관계는 야구계에서 유명하다. 1991년은 두 사람이 한 팀에서 현역으로 뛴 유일한 시즌이다. 김경문 감독이 1990년 태평양에 잠시 몸 담았을 때 김태형 감독이 OB를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김경문 감독이 1991년 OB에 복귀하면서 57경기에 나섰다. 김태형 감독도 그해 88경기에 출전하면서 함께 안방을 꾸렸다.

이후 김경문 감독이 은퇴하면서 배터리코치로 부임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경문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었다. 김경문 감독이 2004년 두산 사령탑에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김태형 감독이 배터리코치를 맡았다. 두 사람의 한솥밥 인연은 김경문 감독이 갑작스럽게 시즌 도중 두산을 떠난 2011년까지 이어졌다.

자연스럽게 김태형 감독은 김경문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을 신뢰하고, 작전을 최소화하면서 선 굵은 야구를 추구하는 게 닮았다. 적절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컨트롤하는 것도 유사하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이 김경문 감독 이상의 단기전 디테일을 선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김태형 감독의 적절한 용병술이 가미된 결과였다. 정형화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는 김태형 감독의 최대 장점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서 정수빈이 부상하자 박건우를 기용했던 부분, 중간계투진이 무너지자 마무리 이현승의 비중을 높였던 부분이 대표적이다.

김경문 감독은 김태형 감독의 야구선배이자 스승이다. 그러나 이번 한국시리즈서는 사제도, 선후배도 없다. 오로지 야구로 맞붙는다. 김경문 감독은 수 많은 단기전 경험이 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 커리어를 만들지 못했다. 자신과 닮은꼴 김태형 감독을 누른다면 지난해의 리벤지이자 NC의 새 역사를 만들 수 있다.

객관적 전력은 대동소이하다. 타선, 불펜, 백업이 특히 그렇다. 오히려 불펜 짜임새에선 NC가 두산을 앞서는 부분도 있다. 다만, 단기전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선발진 무게감에서 두산이 NC를 압도한다. NC는 에릭 해커, 재크 스튜어트에게 극도로 의존하지만, 두산은 판타스틱4(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를 보유했다.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김경문 감독과 김태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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