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은 금물’ 삼성, 13년만의 개막 3연승 도전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최창환 기자]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 부활의 서막을 알린 삼성이 순항하고 있다.

서울 삼성은 지난 25일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114-91, 23점차 완승을 거뒀다. 삼성이 1경기에 114득점 이상을 올린 건 지난 2010년 10월 23일 울산 모비스전(118-92) 이후 무려 2,194일만이었다.

삼성은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7명이 두 자리 득점을 퍼부었다. 마이클 크레익이 내·외곽을 오가며 26득점을 올렸고,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더블 더블(17득점 11리바운드)을 작성했다. 3쿼터까지 10분간 3득점에 그쳤던 김준일도 4쿼터에 13득점, 힘을 보탰다.

삼성은 지난 23일 울산 모비스를 상대로도 88-73 완승을 따냈지만, 평가절하 됐다. 당시 모비스는 전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양동근이 빠졌던 터. 삼성의 진정한 전력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일단 삼성은 탄탄한 전력을 갖춘 데다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서 1승 3패로 시리즈를 넘겨줬던 KGC인삼공사를 제압, 스스로 전력을 입증해보였다.

물론 이제 막 2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삼성의 올 시즌을 전망하기엔 시기상조다. 지난 시즌 중위권에 처졌던 팀들도 대체로 전력을 보강했다. 플레이오프에 못 올랐던 서울 SK, 인천 전자랜드 역시 신인 드래프트 수혜를 누리며 ‘다크호스’로 도약한 터. 최소 1라운드 이상은 치러봐야 삼성의 진정한 전력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삼성은 현재까지 치른 2경기 모두 상대에게 10개 이상의 3점슛을 허용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5일 KGC인삼공사는 이상민 감독이 경기에 앞서 “3점슛”을 수차례에 걸쳐 강조했던 팀. 슈터가 많은 팀인 데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10.2개나 허용했기 때문이다. 개막 2연승에 안주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다만, 이상민 감독은 이에 대해 우려보단 긍정적인 측면을 더 높이 평가했다. “KGC인삼공사에게 (3점슛을)많이 허용했지만, 우리도 그만큼 넣었다. 선수들이 3점슛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터프한 수비를 했는데, 그 모습이라도 이어갔으면 한다. 우리 팀 컬러가 수비는 아니다. 공격적인 모습을 계속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상민 감독의 말이다.

개막 2연승을 내달린 삼성은 오는 29일 부산 kt와의 원정경기를 통해 개막 3연승을 노린다. 이날까지 승리를 챙기면, 삼성은 2003-2004시즌 이후 13년만의 개막 3연승을 내달리게 된다. 당시 삼성은 개막 6연승을 질주하는 등 시즌 첫 10경기서 9승을 쓸어 담은 바 있다.

결말이 좋았던 건 아니다. 삼성은 시즌 초반의 상승세가 2라운드 들어 끊겼고, 이후 기복이 심한 경기력 끝에 정규리그를 5위로 마쳤다.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했다. 2016-2017시즌을 깔끔하게 출발했지만, 삼성이 방심을 놓쳐선 안 되는 이유다.

[삼성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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