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장기공백, 모비스 반등핵심은 로드·밀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반등의 핵심은 로드와 밀러다.

우승후보라던 모비스는 6강 진출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전력의 절반과도 같은 간판스타 양동근을 잃었다. 22일 전자랜드와의 개막전서 정영삼을 수비한 뒤 넘어지면서 왼 손목으로 플로어를 짚다 부상했다. 정밀검진서 뼛조각 세 개가 발견됐다.

양동근은 26일 입원, 27일 수술을 받는다. 재활기간만 3~4개월이다. 유재학 감독은 "시즌 아웃될 수도 있다"라고 했다. 그래도 양동근 특유의 성실성을 감안하면 정규시즌 막판 돌아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내년 1월 쯤 가세할 특급신인 이종현, 1월 27일에 상무에서 제대하는 이대성까지 가세하면 시즌 막판 모비스는 강력한 다크호스로 급부상한다.

문제는 양동근이 돌아올 때까지 모비스가 제대로 버텨낼 수 있느냐다. 양동근도 사람이다. 농구의 신은 아니다. 시즌 막판 혼자만의 힘으로 팀 순위를 몇 계단씩 끌어올릴 수는 없다. 모비스가 양동근이 돌아올 때까지 중위권 싸움을 하지 못하면 양동근이 돌아와도 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전자랜드, 삼성전만 볼 때 양동근 없는 모비스는 심각했다. 공격의 시발점이자 수비 핵심이 사라지자 팀 자체가 침체됐다. 물론 양동근은 지난 시즌에도 대표팀 차출로 1라운드를 뛰지 못했다. 시즌 중반에도 갈비뼈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닐 때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모비스가 이 정도로 약하지는 않았다.

결국 외국선수의 차이다. 모비스는 지난시즌 초반 리오 라이온스가 부상으로 퇴단한 뒤 커스버트 빅터, 아이라 클라크로 4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렀다. 공격 적극성 부족, 함지훈과의 효율적 동선 활용 실패 등 세부적인 문제점들은 있었다. 그러나 빅터와 클라크는 비교적 꾸준했다. 또한, 성실했다. 모비스는 두 외국선수의 골밑 장악력을 앞세워 시즌 막판까지 선두싸움을 펼쳤다. 양동근 없이도 볼 자체를 운반할 수 있는 선수는 있었기 때문에 골밑의 힘으로 버텨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밀러는 비 시즌 뉴 페이스 외국선수들 중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개막 후 2경기서 썩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전자랜드와의 개막전서 19점을 올렸으나 삼성전서는 10점으로 부진했다. 양동근이 빠지면서 1번을 맡았다. 그러나 1, 4쿼터 골밑 제공권이 떨어지는 약점만 확인했다. 모비스 전력상 밀러가 양동근이 지난 시즌에 수행했던 승부처 클러치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20점 정도는 꾸준히 해낼 수 있는 선수라는 게 유 감독 평가다.

가장 큰 문제는 로드다. 개막 후 2경기서 골밑 전투력 자체가 실종됐다. 특유의 블록슛은 고사하고 리바운드와 박스아웃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니 공을 잡아도 외곽으로만 겉돌다 무리하게 슛을 던지는 악습을 반복했다. 함지훈, 밀러와의 효율적인 움직임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유재학 감독은 이달 초 아시아챔피언십 때 로드의 더딘 페이스를 걱정했다. 개막 후 2경기만 보면 그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미디어데이 당시 "시즌에 들어가면 잘하겠다고 하는데 믿을 수가 있어야지"라는 말이 현실화됐다.

현 시점에서 모비스는 공수시스템의 대대적인 변화, 트레이드 등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러나 시즌 중 실전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는 점에서 쉬운 선택은 아니다. 결국 로드와 밀러가 책임감을 갖고 팀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 양동근이 없지만, 로드와 밀러에게 공을 넣어줄 선수가 없는 건 아니다. 실전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로드(위), 밀러(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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