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3차전] ‘총합 25사사구’ 상처만 남은 불펜 총력전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무늬만 총력전이었다.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 간의 2016 타이어뱅크 KBO 플레이오프 3차전. 마산에서 1차전 극적인 역전승을 포함해 2연승을 거둔 NC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를, 벼랑 끝 LG는 플레이오프 첫 승을 위해 필승을 다짐했다.

이날 양 팀의 선발투수는 베테랑 류제국(LG)과 포스트시즌에 처음으로 나서는 장현식(NC). 경험의 차이에서 지난 1, 2차전보다는 승부가 쉽게 갈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리고 예상대로 초반부터 장현식이 압박감을 극복하지 못하며 1이닝 5볼넷 1실점 후 강판됐다. 장현식의 난조는 이날 졸전의 시발점이었다.

양 팀 마운드는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류제국은 5⅔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았으나 그 사이 무려 7개의 사사구를 헌납했다. NC의 사정은 더욱 심각했다. 장현식에 이어 올라온 최금강이 4볼넷, 임창민이 2볼넷, 원종현이 1볼넷을 각각 허용했다.

그리고 1-1로 맞선 8회말 무사 1루서 이민호가 이천웅에게 사구를 허용, 한 경기 20사사구가 만들어졌다. 이는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사사구 신기록. 종전 기록은 19개였다. 지난 2010년 10월 10일 잠실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삼성과 두산이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9개의 사사구를 적어냈다.

2위는 1992년 9월 28일 광주에서 열린 롯데와 해태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나온 18개. 당시 경기도 연장 10회까지 진행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정규이닝이 다 끝나기도 전에 이미 20개의 사사구가 나왔다. 그야말로 졸전이었다. 양 팀 모두 필승 카드를 모두 가동하면서 나온 기록이기에 더욱 아쉬웠다.

불펜의 난조에 이천웅(LG)은 포스트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사사구 신기록의 사나이가 됐다. 이천웅은 볼넷 4개와 1개의 몸에 맞는 공으로 5사사구를 획득, 종전 박재홍, 박경완, 진갑용, 김현수, 박정권이 세운 4사사구를 뛰어넘었다.

이후 임정우(LG)와 이민호, 김진성(NC)이 사사구를 추가하며 결국 이날 경기는 양 팀 총합 25사사구로 마무리됐다. 불펜 총력전을 펼치며 승리를 불태운 두 팀이었으나 상처만 남은 이른바 ‘무늬만 총력전’이었다.

[장현식(첫 번째), 이천웅 신기록(두 번째).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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