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압도적 홈 관중’ 벼랑 끝 LG의 믿을 구석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벼랑 끝에 몰린 LG가 압도적인 홈 관중을 등에 업고 ‘리버스 스윕’에 도전한다.

올 시즌 말부터 앞만 보고 거침없이 달려온 LG 트윈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를 극적인 끝내기 승리로 제압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정규시즌 3위 넥센을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꺾었다. 마지막 4차전은 0-4로 뒤지던 경기를 5-4로 역전한 경기. 그야말로 신바람 가을이었다.

승승장구하던 LG가 포스트시즌 첫 지방 나들이에 나섰다. 상대는 LG에 12.5경기 앞선 채 시즌을 마감한 2위 NC. LG 선발투수들은 플레이오프에서도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1차전 헨리 소사(6이닝 무실점), 2차전 데이비드 허프(7이닝 2실점) 모두 제 역할을 수행했다.

문제는 뒷문과 타선이었다. 1차전에서는 2-0으로 앞선 9회말 마무리투수 임정우의 난조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2차전서는 박석민의 투런포 한 방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이틀 간 LG 타선은 에릭 해커, 재크 스튜어트에 꽁꽁 묶이며 7안타 2득점에 그쳤다.

LG는 24일 홈구장인 잠실로 장소를 옮겨 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한 번이라도 패할 시 이대로 가을이 종료되는 벼랑 끝 상황. 역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2패 뒤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1996년 현대(vs 쌍방울), 2009년 SK(vs 두산)가 전부였다.

위기에 몰린 LG는 압도적인 홈 관중에 기대를 걸어본다. 올 시즌 LG의 홈 누적 관중 수는 1,157,646명. 잠실 라이벌 두산에 이은 리그 2위다. 이는 KBO리그 역대 구단 중 최다인 11시즌에 걸친 100만 관중이자, 2000년 이후 7년 연속 이뤄낸 기록이었다.

물론 수용인원이 많은 잠실구장과 수도 서울을 연고지로 사용하는 점이 이점으로 작용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를 보면 상당히 많은 LG팬들이 유광점퍼를 입고 잠실과 무려 350km 가량 떨어진 마산구장을 찾았다. 잠실서 열리는 3, 4차전은 LG팬들이 경기장 대부분을 채울 가능성이 높다. 2년 전 준플레이오프 때 NC 응원단은 사실상 LG팬들에 둘러싸여 있는 섬과 같았다.

이태양, 이재학이 없는 NC는 3차전 선발투수로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95년생 장현식을 예고했다. 잠실의 압도적인 분위기가 충분히 부담될 수 있다. 시리즈가 4차전으로 향할 경우 이 때도 최금강, 구창모, 배재환 등 또 다시 젊은 투수들이 선발로 나올 확률이 높다.

더불어, LG 원정팬들은 마산서 음주운전 징계를 받은 에릭 테임즈가 타석에 등장할 때마다 야유를 보냈다. 이는 홈 팬들의 환호에 묻혔지만 잠실에서는 상황이 충분히 뒤바뀔 수 있다. 이 역시 NC 경기력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김경문 NC 감독도 “잠실 경기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구장 크기도 큰데다 홈 팬들의 응원까지 열광적이다. 나도 경기를 치르다가 더그아웃을 나와 관중석을 한 번 쳐다보게 된다”라고 잠실 원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물론 LG 홈 관중이 압도적이라 해도 여전히 2승을 거둔 NC가 유리한 건 사실이다. 일단 LG로서는 잠실에서 2승을 거둬 마산으로 다시 가는 게 1차적인 목표다. LG 양상문 감독은 “3연승을 하지 말란 법은 없다. 쉽지는 않겠지만 홈에서 승률이 좋았던 기운을 갖고 3차전을 이기면 분위기는 달라질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LG 선수들(첫 번째), LG의 홈 관중(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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