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NC, PO서 미래도 보는 특이한 팀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NC는 플레이오프에서도 '미래'를 보고 있다.

NC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번타자 에릭 테임즈가 출전하지 못했다. 이미 정규시즌 막판 음주운전이 적발돼 KBO로부터 잔여경기와 포스트시즌 1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은 것이다.

NC는 여기에 이호준이 허리 통증으로 출전하지 못해 타선의 구멍을 메워야 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권희동이 4번타자로 나설 것이라 예상한 이는 드물었을 것이다. 김경문 NC 감독의 선택이었다. 김 감독은 권희동을 4번타자로 내세우는 것을 두고 "앞으로 팀의 중심타자가 돼야 하는 선수다. 내가 아는 (권)희동이는 뭔가가 있다"라고 말했다.

권희동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등 고전하다 9회말 우전 안타로 팀에 찬스를 안기며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데 보탬이 됐다. 만약 권희동의 안타가 없었다면 NC도 패배로 고개를 숙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국엔 감독의 믿음에 보답을 한 것이다. 권희동은 테임즈가 복귀한 2차전에서도 7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할 만큼 감독의 신임을 얻고 있다.

NC는 마산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그리고 잠실구장으로 무대를 옮겨 3차전을 치른다.

승부조작 연루설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재학은 결국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빠졌다. 에릭 해커와 재크 스튜어트란 확실한 1,2선발은 있지만 3선발이 유력했던 이재학의 공백은 커보였다.

3선발로 유력해 보였던 선수는 최금강. 최금강은 이재학이 7월말 승부조작 연루설로 1군 엔트리에 빠지자 본격적으로 선발로 전향했고 올 시즌 11승을 거두며 선발진에 안착한 선수였다. 그러나 NC는 3차전 선발투수로 최금강이 아닌 장현식을 택했다.

최금강보다 장현식이 선발투수로서 낫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최금강은 팀내 청백전에서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구원투수로 활용됐다. 이때부터 플레이오프에서는 구원투수로 나설 확률이 커졌다. 김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1차전을 앞두고서는 "(최)금강이는 오늘도 나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차전 선발투수를 쉽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장현식을 내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장현식이야말로 NC 마운드의 미래를 이끌어야 하는 선수다. 지난 시즌 막판 군에서 제대한 선수로 '21세 군필'이란 매력적인 선수다. 올해 37경기에서 1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4.48을 남겼다. 76⅓이닝을 던진 것으로 봐서는 비중이 적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장현식을 3차전 선발투수로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20세 좌완' 구창모도 1차전에서 해커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0-2로 뒤진 상황에서 추가 실점에 대한 부담도 있었지만 1이닝을 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NC는 구창모에 이어 김진성, 임정호, 임창민을 차례로 투입해 LG의 추가 득점을 막고 9회말 대역전극을 펼쳤다.

이처럼 김 감독은 팀의 '미래'를 이끌어야 하는 선수들에게도, 플레이오프란 큰 무대에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3차전에 선발로 나서는 장현식도 기대 이상의 피칭을 보여준다면 NC는 현재와 미래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게 된다.

[장현식.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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