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승부처: 초반에 기울어진 승부, 양동근 공백·로드 난조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양동근 공백은 컸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23일 모비스와의 시즌 홈 개막전을 앞두고 "아무래도 편하긴 하다"라고 인정했다. 모비스 양동근의 공백을 거론한 것이다. 삼성은 지난 시즌까지 모비스에 23연패를 당했다. 가장 큰 차이는 가드였다. 삼성은 지난 시즌까지 제대로 경기를 운영할 가드가 주희정밖에 없었다. 그러나 베테랑 주희정은 긴 시간 뛸 수 없다. 그 사이 모비스는 양동근이 경기운영에 해결사까지 도맡으며 삼성을 압살했다.

그만큼 양동근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그러나 지금 모비스는 초상집이다. 양동근이 22일 전자랜드와의 개막전서 착지하다 왼쪽 손목이 골절됐기 때문이다. 24일 입원, 25일 수술을 받는다. 재활기간만 3~4개월이다. 최악의 경우 정규시즌에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

문제는 모비스에 양동근을 대체할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대성은 내년 1월27일에 제대한다. 이지원, 김주성 등이 있지만, 무게감이 많이 떨어진다. 외국선수 네이트 밀러도 1번을 볼 수 있지만, 외국선수 1명이 뛰는 1,4쿼터 매치업이 곤란해질 수 있다.

실전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밀러가 경기를 운영했지만, 공 흐름이 둔했다. 양동근은 동료의 위치를 지정해주면서 패스를 넣어줬고, 때로는 자신이 스크린을 건 뒤 다시 공을 받아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양동근이 없는 상황서 그런 역할을 해줄 가드는 없다. 당연히 로드와 밀러, 함지훈의 골밑 공격, 송창용 등 국내자원의 외곽포 위력도 떨어졌다. 양동근이 빠지면서 앞선의 압박능력도 눈에 띄게 약화됐다.

삼성이 공수에서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1쿼터에 삼성이 23-15로 리드를 잡았다. 전반전을 43-27로 마쳤다. 이때 승부는 사실상 갈렸다. 후반전에 스코어가 더 벌어졌다. 모비스는 추격 의지를 상실했다.

또 하나. 양동근 부상 악재에 가렸지만, 모비스에 또 하나의 악재는 찰스 로드다. 유재학 감독은 "결국 로드가 문제다. 로드만 골밑에서 좀 해주면 어떻게든 해보겠는데"라고 털어놨다. 현실적으로 모비스가 그나마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포지션이 로드와 함지훈이 버티는 4~5번이다.

문제는 로드의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유 감독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전자랜드와의 개막전 그랬고, 이날 역시 골밑 전투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모비스로선 로드가 최대한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대등한 활약을 해야 승부를 걸어볼 수 있었다. 그러나 로드는 초반부터 라틀리프에게 골밑을 내줬다. 특히 리바운드 가담이 소극적이었다. 10점 5리바운드에 그쳤다. 결국 삼성은 장점인 골밑 파괴력을 극대화, 손쉽게 개막전을 잡았다.

삼성은 개막전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모비스는 많은 고민을 떠안은 개막 2연패다. 지금으로선 딱히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양동근.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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