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끝내기 악몽' LG, 9연승의 기적을 기억하라

[마이데일리 = 창원 윤욱재 기자] LG의 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9회초까지는 그랬다.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 플레이오프 1차전. LG는 9회초까지 2-0으로 앞섰다. 선발투수 헨리 소사의 6⅓이닝 5피안타 무실점 호투에 루이스 히메네스와 정상호의 홈런을 더한 LG는 에릭 테임즈의 공백으로 찬바람이 불었던 NC에 기선제압을 하는 듯 했다.

LG가 9회말 임정우를 등판시킨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임정우가 흔들렸다. 정규시즌 NC전에서 평균자책점 10.13으로 좋지 않았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김지용을 투입했지만 소용 없었다. 이호준에 동점타, 용덕한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2-3으로 패했다. 악몽의 9회였다.

'끝내기 악몽'을 털어내는 건 철저히 LG의 몫이다. 그리고 LG는 끝내기의 악몽을 털어낸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LG는 7월 29~31일 마산에서 NC와 3연전을 벌였다. 상승 무드였던 LG는 두 경기를 먼저 승리하고 분위기를 탔다. 3연전의 마지막 날에도 8-0으로 앞서며 분위기를 이어가는 듯 했다.

결과는 거짓말 같은 대역전패였다. 9회말 김성욱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8-10으로 패한 것. LG는 위닝시리즈를 했음에도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LG의 상승세가 완전히 꺾일 것 같았다. 그만큼 충격이 컸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 다음 경기였던 8월 2일 두산전에서는 실책 퍼레이드로 1-12로 대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LG가 무너진 것은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두산과의 첫 경기를 내주고도 두 경기를 잡으며 위닝시리즈를 작성한 LG는 8월 12일 잠실 NC전을 6-5로 승리, 9연승이란 파란을 작성했다. 충격을 빨리 털어내고 상승세의 기억을 되살린 것이 그 요인이다. LG는 9연승을 하는 동안 팀 평균자책점이 2.79로 짠물 마운드를 보여줬다. 팀 타율도 .344로 최고조에 달했다. 마침 박용택이 2000안타란 대기록을 작성하면서 축제 분위기는 더욱 업그레이드됐다.

LG는 비록 9연승을 하고도 5할 승률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정규시즌 4위를 차지하는데 있어 9연승의 기적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마치 데자뷰처럼 마산 NC전 끝내기 악몽이 재현됐다. 충격을 빨리 벗어났던 예전의 기억을 되살려야 하는 지금이다.

[LG 선수들이 21일 오후 경남남도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진행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NC-LG의 경기 9회말 용덕한의 끝내기 안타로 역전패한뒤 고개를 떨구고 있다. 사진 = 창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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