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의 취향저격] 2017 SS SFW, ‘셀럽’만 안전의 대상이 아니다

[마이데일리 = 김지은 기자] 셀럽.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셀럽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국내에서 셀럽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어떤 셀럽이 어느 자리에 참석하느냐에 따라 대중 관심이 달라지니 그들의 ‘파워’가 나날이 거세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패션위크에서도 마찬가지다. 거의 어벤져스 급 영향력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팬덤이 막강한 아이돌이나 대세 스타라면 어벤져스 따위 발로 차버리고도 남는다. 때문에 지난 17일부터 열린 2017 SS 헤라서울패션위크에도 수 많은 셀럽이 방문했다.

전야제를 제외하고, 서울컬렉션이 4일째 열린 21일 오전에도 ‘대세 of 대세’ 셀럽들이 대거방문했다. 바늘가는데 실가는 것처럼 많은 팬들이 컬렉션 쇼장을 방문했고, 셀럽이 앉은 프론트 로우는 클럽마냥 반짝반짝 거렸다.

쉴새없이 터지는 플래시 세례에 머리가 띵하는 사이. 짜증이 한껏 섞인 목소리로 “찍지 말라고”라는 반말이 들려왔다. 같은 말이 몇 번이나 반복되기에 고개를 들어 보니 보안요원이 외국 팬으로 보이는 한 남성을 팔로 밀며 저지하고 있었다.

이윽고 장내가 정리됐고, 쇼는 무리없이 진행됐다. 진짜 문제는 쇼가 끝난 직후. 쇼장을 벗어나려는 찰나 옆사람이 갑자기 갸우뚱했다. 그 사람도 단순히 퇴장을 하는 중이었을 뿐인데, 보안요원이 셀럽에게 다가오는 팬으로 착각하고 밀친 것. 중심을 잡는 사이 보안요원은 사과 한마디 없이 셀럽과 사라졌다.

물론 프로페셔널한 보안요원이라도 시장바닥이 따로 없는 상황을 통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짧게는 1시간, 길게는 1시간 30분 주기로 진행되는 쇼를 몇 안되는 보안요원이 관리하는 것 역시 무리임을 안다. 그런 곳에서 나흘을 지낸 후의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셀럽의 안전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보안요원은 셀럽의 안전만을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다. 현장의 질서를 관리해 모든 이들이 별탈없이 무사히 쇼를 관람하도록 관리 지휘하는게 그들의 역할이다. 현장의 안전을 책임지는 보안요원이 관람객에게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것은 어딘가 잘못된 일이 분명하다. 안전은 유명세에 상관없이 보장돼야 한다. 오는 2017년 3월에 열릴 2017 FW 서울패션위크에는 안전에 대한 걱정없이 패션을 즐기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

[2017 SS 헤라서울패션위크 포스터. 사진 = 서울디자인재단 제공]

김지은 기자 kkell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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