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무리하지 않는다’ LG의 플레이오프 큰 그림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LG 양상문 감독은 왜 1차전 선발투수로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가 아닌 헨리 소사를 예고했을까.

LG 트윈스는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NC 다이노스와 2016 타이어뱅크 KBO 플레이오프 대망의 1차전을 치른다. 양 감독은 경기 하루 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1차전 선발투수로 소사를 예고했다.

단기전에서 1차전이 갖는 의미는 크다. 특히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선 1승을 선점한 팀이 아무래도 심리적인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역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1%. 따라서 각 팀의 수장은 1차전에 대부분 팀의 에이스를 내세우기 마련이다.

그러나 LG는 이런 1차전에서 에이스 허프가 아닌 소사를 택했다. 양 감독은 20일 미디어데이에서 “허프 승부수를 띄우기엔 빠르다는 생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허프의 최근 등판은 지난 16일 넥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인 반면, 소사는 13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었다. ‘4일 휴식’ 허프가 아닌 ‘7일 휴식’ 소사를 택한 것.

그러면서 양 감독은 “허프를 1차전에 투입하면 소사의 등판일이 하루 더 늦춰진다. 소사의 컨디션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허프가 1차전에 나서면 4일 휴식 후 등판하게 되는데, 아직 승부수를 던지기엔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소사 등판의 구체적인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넥센보다 전력이 탄탄한 NC를 상대로 무리하지 않겠다는 양 감독의 의도가 투영된 선택이었다. 실제로 허프는 올 시즌 4일 휴식 후 선발로 나선 경우가 단 1차례(8월 2일 두산전 이후 7일 kt전)밖에 없었다. 포스트시즌서도 계속해서 5일 휴식을 취하며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기선제압을 위해 굳이 밸런스를 무너트릴 필요는 없다’라는 게 양 감독의 의중.

더욱이, 소사는 지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기선제압을 담당한 바 있다. 정규시즌으로 범위를 확대해보면 지난 9월 20일 한화전부터 준플레이오프까지 4경기 연속 호투를 펼치고 있는 소사의 컨디션도 허프 못지않게 좋다.

양 감독은 “NC와의 플레이오프는 1승이 아닌 3승을 거두는 팀이 승리한다.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지키겠다”라는 전략을 전했다. 양 감독의 정공법, 그리고 큰 그림이 플레이오프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LG 양상문 감독이 20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공연장에서 진행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등장하고 있다. 사진 = 창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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