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관중' 아자디 스타디움, 압도적 분위기, 그리고 이천수 [송일섭의 사진공작소]

[마이데일리 = 테헤란(이란) 송일섭 기자]

10만관중. 여성 출입불가. 엄청난 함성. 거두지 못한 승리.

'이란축구의 성지' 아자디 스타디움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단어들이다. 대한민국 축구는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단 한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했다. 10만관중(공식적으로는 9만관중 이며 2층 관중석 의자 설치로 8만 관중 규모로 축소되었다)이 동시에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는 아자디 스타디움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게는 넘을수 없는 '넘사벽' 같은 곳이다. 6번의 맞대결을 펼쳐 2무4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둔 아자디 스타디움의 모습을 살펴보자

▲ 압도적인 모습 선보이는 아자디 스타디움

입구부터 위용을 자랑하는 아자디 스타디움은 1974년 아시안 게임 주경기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건설되었다. 아자디 종합 경기장의 일부인 아자디 스타디움은 축구 연습장, 역도, 수영 시설, 배구, 풋살장과 인접해 있으며 이란 축구국가대표팀과 이란 프로리그 페르세폴리스 FC, 에스테그랄 테헤란 FC의 홈으로도 사용된다. 스탠드 위에는 이란의 종교 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왼쪽)와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이 걸려 있다.

▲ 아름다운 주변경관 자랑하는 아자디 스타디움

아자디 스타디움 옆에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아자디 호수가 붙어 있으며 뒤로는 엘부르즈 산맥이 자리잡고 있다. 엘부르즈 산맥은 이란 북부 카스피해와 이란 고원 사이에 있는 산맥으로 길이는 약 1,000km이고 평균 해발고도가 약 3,000m 이다.

▲ 아슈라와 타슈라, 이란 최대의 추모일

경기가 열리는 날과 그 다음날은 이란 최대의 추모일인 타슈아(11일)와 아슈라(12)이다. 때문에 경기장 상단에는 아슈라를 기념하는 검은색 깃발이 걸려있다. 이슬람 시아파의 최대 추모일 '아슈라'는 서기 680년 시아파의 최고 종교지도자 이맘 후세인이 수니파 우마이야 왕조에 카르발라 전투에서 패하고 비참하게 살해된 사건을 되새기며 추모하는 날이다. '타슈아'는 이맘 후세인과 함께 전사한 예언자 모하마드의 손자 압바스 이븐 알리를 추모하는 날이다. 이때문에 이란 종교부에서는 몰수패를 당해도 좋으니 경기를 하지 말자는 얘기까지 나오기도 했다.

▲ 대표팀의 훈련이 시작되기전 그라운드에서 셀카를 찍는 한 사람이 있었는데...

▲ 이천수, 이제는 해설위원 자격으로 아자디 밟다

이제는 JTBC 축구 해설위원이 된 이천수. 이천수는 아자디 스타디움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이천수는 지난 2004년 3월 아테네 올림픽 최종예선(1-0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승리를 거두고 올림픽 대표팀의 올림픽 자력진출을 이끌었는데, 이는 국가대표와 올림픽대표를 통틀어 한국이 아자디에서 거둔 유일한 승리이다.

▲ 이천수, '골은 저쪽 골대에 넣었어요...뭐 거의 실수로?'

이천수는 취재진들에게 골을 넣었던 상황과 골대를 소개하며 '실수로' 집어넣었다는 농담을 곁들였다.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이천수의 입담이 돋보이던 순간.

이제는 최후의 결전을 앞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974년부터 이어진 아자디 원정 무승의 굴레를 벗어날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2009년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1-1무)에서의 박지성 이후로 7년간 끊겨있는 득점포를 누가 가동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대한민국-이란'의 경기는 오늘(11일)밤 11시45분에 열린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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