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임즈의 음주운전 만큼 아쉬웠던 NC의 대처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KBO 리그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손꼽히는 에릭 테임즈(30·NC 다이노스)가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실이 드러났다.

테임즈는 지난 24일 창원시 오동동 소재의 한 멕시칸 식당에서 어머니와 식사를 하다 칵테일 두 잔을 마셨는데 식사를 마치고 운전을 하다 음주 단속에 걸리고 말았다. 혈중 알콜 농도는 0.056%로 면허 정지 수준.

테임즈가 음주운전에 적발된 당일, NC도 그 사실을 알게 됐다. 테임즈는 26일 마산 중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테임즈가 음주운전을 한 사실도 충격이지만 이미 음주운전을 저지른 선수가 태연하게 경기에 출전한 것도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테임즈는 2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선발 라인업에 포함돼 있었다. 1회말 타석에서 조영훈과 바뀌어 기록은 없었다.

NC에 따르면 김경문 NC 감독은 테임즈가 음주운전을 한 사실을 29일, 그것도 더블헤더 1차전이 끝나고 2차전 라인업을 확정한 뒤 알게 됐다. NC 관계자는 "팀에 연이은 악재로 김경문 감독님께 심려를 끼칠 것 같아 경찰 조사결과가 완전히 나오면 전달하려고 했다. 그리고 더블헤더 1차전이 끝나고 감독님께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NC는 이태양이 승부조작 혐의로 징역을 선고 받는가 하면 이재학이 승부조작설에 연루돼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창단 후 선수단 만큼은 별다른 사고가 없었는데 올해 유독 사고가 겹치고 있다.

하지만 NC의 대처는 여전히 아쉬움을 남긴다. 테임즈는 이미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선수인데다 구단에서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경기에 버젓이 출전한 것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다. 게다가 NC는 "테임즈가 현재 자숙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는데 이미 그는 더블헤더 1차전에 투입되고 난 다음이었다.

NC의 미숙한 결정은 오히려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 구단이 사건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고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NC는 '일 잘 하는 구단'으로 손꼽혔다. 창단 후 신생팀 특별지명과 신인 드래프트, 외국인 선수 선발 등을 통해 하루 아침에 정상급 전력을 완성했다. 특히 테임즈 같은 거물급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데 있어서는 구단의 발빠른 결정과 투자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NC는 그게 가능했다.

성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1군 진입 후 두 번째 시즌에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해낸 것이다. 또한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 이젠 창단 첫 우승에도 도전장을 던질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테임즈와 관련한 NC 구단의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그간 KBO 리그에 새 바람을 일으키며 좋은 이미지를 쌓았던 구단이기에 그 아쉬움은 배가된다.

[에릭 테임즈.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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