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감독 KS구상, 마지막 고민은 불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구상은 거의 끝났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 구상을 거의 마쳤다. 그런 점에서 27일 대전 한화전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두산은 8-5로 앞서다 9회말 2사 후 안타와 4연속 볼넷, 2타점 적시타를 맞고 거짓말처럼 경기를 내줬다.

작년에 이어 올 시즌에도 두산의 아킬레스건은 불펜이다. 시즌 중반 이후 베테랑 이현승, 정재훈의 페이스가 떨어진 뒤 고비를 맞았다. 9월 초 홍상삼이 경찰청에서 복귀했다. 최근에는 이용찬도 상무에서 복귀했다. 양적으로 풍족해졌다. 홍상삼과 이용찬이 예상 밖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여전히 메인셋업맨과 마무리로 이어지는 필승계투 공식이 명확히 그려지지는 않는다. 정재훈이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뒤 김성배, 윤명준이 마무리 홍상삼과 함께 필승계투조를 구축했다. 그러나 기복이 있었다. 결정적으로 홍상삼이 27일 경기서 급격히 제구가 흔들리는 약점을 드러냈다. 사실 홍상삼은 군 복무 이전에도 구위는 좋은데 제구가 흔들리면서 불펜의 전체적인 안정감을 떨어트린 부분이 있었다.

그렇다면 김태형 감독의 한국시리즈 구상은 어디까지 구체화됐을까. 김 감독은 28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야수는 결정된 것 아닌가. 류지혁(허벅지 근육 미세파열로 회복 중)을 체크하는 것만 남았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1군 주축 멤버들과 상무에서 복귀한 이원석을 한국시리즈에 데려간다. 수비력이 빼어난 류지혁도 엔트리에 넣으려고 한다. 전천후 백업 최주환, 최근 급성장한 외야수 국해성, 발 빠른 정수빈 등도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치료가 필요한 민병헌은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대비에 들어갔다. 대략 15~16명이 그려진다.

마운드는 판타스틱4(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가 중심을 잡는다. 한국시리즈는 굳이 5선발이 필요하지 않다. 결국 김 감독의 마지막 고민은 불펜이다. "한, 두자리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이 부분은 필승계투조 구상에 따라 달라진다. 최적의 구성을 해야 한다. 그에 따라 엔트리를 조금씩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변수가 많다. 잔여경기, 그리고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제출할 때까지의 준비기간까지 투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해야 한다. 전완근 골절로 수술을 받은 정재훈의 행보도 중요한 체크 사항.

정재훈은 29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플랫 피칭(그라운드에서 타자를 세워놓고 가볍게 실시하는 피칭)을 실시한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불펜에서 6~70% 정도의 힘으로 피칭한다. 지난 9일부터 거리를 늘려가며 캐치볼을 진행했다. 주말 불펜 피칭은 사실상 복귀 초읽기다. 김 감독은 "불펜피칭 이후 괜찮다고 하면 한국시리즈에 데려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갑작스러운 돌발변수가 없는 한 정재훈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합류 가능성은 99.9%다.

김 감독은 내심 경험이 풍부한 정재훈이 필승계투조의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한다. 정재훈을 제외하고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한 불펜투수가 많지 않다. 김 감독은 "재훈이가 정상적으로 돌아오면 참 좋다"라고 기대했다.

이현승도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 감독은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결국 시즌 초반처럼 정재훈, 이현승이 중심을 잡고 김성배, 윤명준, 이용찬, 홍상삼 등이 적절히 힘을 보태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세부보직, 특히 마무리투수는 유동적이다. 현 시점서 제구가 불안한 홍상삼이 한국시리즈 붙박이 마무리를 맡을 가능성은 낮다.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연습경기가 필요하다. 실전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는 않았지만, 연습경기는 필요하다"라고 했다. 결국 한국시리즈 엔트리도 윤곽은 드러났다. 다만, 투수 한, 두 자리에 변동이 생길 가능성은 있다. 스코어가 벌어진 상황서 필승계투조의 체력을 아끼는 추격조와 왼손 원포인트 요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위), 정재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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