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빠른 1군적응, 두산 KS 기대감 급상승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쓰임새가 많을 것 같다."

두산 이원석은 21일 상무에서 제대했다. 거의 2년만에 돌아온 1군 무대. 적응은 순조로운 정도가 아니라 예상 밖으로 빠르다. 이원석은 복귀 후 첫 타석(22일 잠실 kt전 대타)에서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신고했다. 그리고 23일 대구 삼성전서 7번 유격수, 27일 대전 한화전서 7번 3루수, 28일 대전 한화전서 6번 3루수로 연이어 선발 출전했다. 지난 4경기서 11타수 3안타(2홈런) 타율 0.273 6타점 3득점으로 좋았다.

특히 23일과 27일 경기서 연이어 결정적인 홈런을 쳤다. 인상적인 건 빠른 볼과 변화구에 자유자재로 타격 타이밍을 조절, 홈런으로 연결한 부분이었다. 구종에 맞게 타격 타이밍을 맞추는 과정에서 미묘하게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었다. 더구나 퓨처스리그 종료 후 연습경기 한 차례를 제외하면 실전도 없었다. 그러나 한화 파비요 카스티요의 150km 강속구를 외야담장 밖으로 넘겼다. 차우찬의 127km 슬라이더도 잡아당겨 담장을 넘겼다. 1군 투수들에게 빠르게 적응했다는 증거다.

김태형 감독은 28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원래 빠른 볼을 잘 쳤다. 잘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한 방이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도 쓰임새가 많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정작 본인은 "배트가 나가다가 맞아서 홈런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원석이 빠른 볼에 적응을 잘 하는 건 나름의 이미지메이킹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그는 "작년에는 1군 경기를 거의 보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TV 중계방송으로 1군 경기를 챙겨봤다"라고 털어놨다. 제대 후 곧바로 1군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낮에 퓨처스리그를 소화하면서도 저녁에 두산 1군 경기를 체크했다는 뜻이다.

한국시리즈서 이원석의 쓰임새가 많을 듯하다. 김 감독도 기대가 크다. 오른손타자이면서 1군에 복귀하자마자 클러치 능력을 입증했다. 상위타선, 하위타선에 고루 배치할 수 있다. 경기 막판 대타도 가능하다. 두산은 오른손 대타요원이 풍족한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원석으로 해결했다. 심지어 포지션도 3루는 물론, 유격수도 가능하다. 김 감독이 23일 경기서 이원석을 유격수에 배치한 것도 한국시리즈를 대비한 기용이었다.

물론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유격수로 나갈 일이 있겠나"라고 했다. 이미 두산 내야 백업으로는 전천후 최주환이 버티고 있다. 허벅지 부상에서 회복 중인 류지혁도 있다. 김 감독은 류지혁을 수비 스페셜리스트로 한국시리즈에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원석의 유격수 기용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한 것이었다. 이원석이 유격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건 엄청난 차이가 있다. 플랜B를 넘어 플랜C까지 있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엔트리 구상에 대해 "야수는 결정된 것 아니냐"라고 했다. 당연히 이원석도 포함된다. 이원석은 김 감독의 한국시리즈 구상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1군에 적응하고 있다"라면서도 "유격수 출전은 오랜만이라 너무 떨렸다"라고 웃었다.

[이원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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