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플레이메이커 뺨치는 김신욱의 머리

[마이데일리 = 전주 안경남 기자] ‘고공 폭격기’ 김신욱이 플레이메이커 뺨치는 헤딩 패스로 전북 현대의 대승을 견인했다.

전북은 28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레오나르도(2골), 로페즈, 김신욱의 연속골로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서울을 4-1 완파했다. 이로써 홈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전북은 오는 10월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 원정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다.

최강희 감독의 필승 전략은 ‘높이’였다. 장신의 김신욱을 원톱에 세운 전북은 높이를 지배한 뒤 발 빠른 레오나르도, 로페즈의 공간 침투로 서울의 스리백을 파괴했다. 굉장히 단순한 패턴이다. 하지만 서울을 알고도 이를 막지 못했다.

핵심은 김신욱의 머리였다. 그는 자신에게 향하는 모든 패스를 동료에게 안정적으로 전달했다. 때로는 머리로, 때로는 가슴으로 공을 떨궜다. 서울 수비수 2명이 붙어도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영리했다. 동료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 뒤 연결하는 헤딩 패스가 일품이었다. 전반 19분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전북에 리드를 안긴 김신욱은 이후 두 차례 결정적인 헤딩 패스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전반 25분에는 로페즈의 원터치 패스를 머리로 방향을 바꿔 전방으로 연결했다. 그리고 다시 공을 받은 로페즈가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39분에는 후방 롱패스를 떨궈 로페즈의 사이드 침투를 이끌었고 이후 크로스를 쇄도하던 레오나르도가 마무리했다.

웬만한 플레이메이커 뺨치는 패스 전개였다. 김신욱은 공중볼을 따내는 수준을 넘어 침투하는 동료에게 완벽한 공격 기회를 제공했다. 전북의 3골이 모두 김신욱을 거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김신욱은 골잡이로서 탁월한 결정력까지 과시했다. 서울이 한 골을 추격하자 후반 39분 팀의 4번째 골을 터트렸다. 이재성이 전진패스를 찔러줬고 서울 뒷공간을 침투한 김신욱이 오른발 슈팅으로 서울 골망을 갈랐다. 전북 홈 팬들은 기립박수로 김신욱을 연호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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