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동점 총 20회’ 연-고대, 라이벌다웠다

[마이데일리 = 안암 최창환 기자] ‘사학 라이벌’다운 혈전이 펼쳐졌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접전 끝에 승리를 챙긴 쪽은 연세대였지만, 라이벌다운 명승부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일전이었다.

연세대는 28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고려대와의 2016 남녀대학농구리그 남대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82-79로 승, 우승까지 1승 남겨두게 됐다.

경기 전까지 객관적 전력상 우세가 점쳐진 쪽은 연세대였다. 고려대의 주축센터 이종현이 부상으로 결장, 최상의 전력일 때에 비해 골밑 무게감 떨어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연세대가 활용할 가드자원이 많은 만큼, 내·외곽에 걸쳐 연세대가 유리하게 경기를 운영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연세대와 고려대는 ‘라이벌’이라는 특수성이 더해지는 경기다. 대학리그 출범 직후 열린 정기전에서 고려대가 객관적 전력을 뒤엎고 연세대를 제압한 데에는 정희재(상무)의 맹활약과 실력 이상으로 발휘되는 양 팀 선수들의 정신력이 있었다.

실제 고려대는 경기 초반 이종현의 공백에도 불구, 연세대와 팽팽한 승부를 전개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렸지만, 강상재가 내·외곽을 오가며 존재감을 발휘한 덕분이었다. 연세대는 이에 천기범, 안영준의 화력으로 맞섰다. 전반에만 양 팀 통틀어 14번의 역전, 6번의 동점이 만들어진 접전이었다. 최다점수차도 5점에 불과했다.

후반 들어서는 단 한 차례도 역전 또는 동점이 나오지 않았다. 3쿼터 들어 고려대가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여 실책을 쏟아낸 반면, 연세대는 침착했다. 상대 실책을 꾸준히 속공으로 연결했고, 천기범은 경기 템포를 조절하며 고려대의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3쿼터 한때 격차가 15점까지 벌어졌을 때만 해도 승기는 연세대 쪽으로 기우는 듯했지만, 고려대의 막판 추격도 매서웠다. 4쿼터 개시 후 속공이 살아나며 점진적으로 격차를 좁힌 것. 경기종료 1분여전 격차는 3점에 불과했다.

계속해서 이어진 팽팽한 줄다리기. 뒷심이 강한 쪽은 연세대였다. 연세대는 1점 앞선 경기종료 20초전 작전타임을 통해 안영준이 골밑득점을 넣었다. 반면, 고려대는 3점 뒤처진 20초전 작전타임으로 전열을 정비했지만, 끝내 21번째 동점 또는 역전을 만들지 못했다. 양 팀의 명암이 갈리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연세대는 무관의 한을 떨쳐낼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과거 문경은, 이상민, 서장훈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강호였지만, 연세대는 2010년 대학리그가 출범한 후에는 좀처럼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성공적으로 스카우트를 마쳐 한 시대를 풍미한 중앙대, 경희대, 고려대에 밀려 ‘만년 2인자’ 신세였다.

하지만 고려대와 3년 연속 맞붙게 된 2016시즌 챔프전에서는 오히려 우위를 점하게 됐다. 앞선 2차례 맞대결 모두 최종 3차전까지 간 끝에 준우승에 그쳤던 연세대는 다시 찾아온 첫 우승 찬스를 놓치지 않을 수 있을까.

[최준용, 강상재. 사진 = 안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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