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배우 강지환이 MBC 드라마 '몬스터'를 마친 소감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강지환은 27일 오후 서울 이태원의 한 식당에서 '몬스터' 종영 기념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돈의 화신' '빅맨' 등 다수의 복수극에 출연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강지환은 '몬스터'에서 굴곡진 남자주인공 강기탄의 삶에 녹아 들어 장장 8개월 동안 분투했다. 이제껏 본적 없는 '개밥 먹는 연기'는 더할 나위 없이 강렬했고, 복수의 갈피마다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강지환은 이날 열린 결말과 세 번째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성유리, 극 중 러브라인 등 '몬스터'와 관련한 모든 이야기를 기자들 앞에서 솔직하게 얘기했다.

이하 일문일답.

-종영 소감은?

"끝난 지 열흘 정도 됐다. 2월부터 9월까지 장장 8개월 동안 드라마를 했다. 50부작은 처음이었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모두 웃으면서 끝낼 수 있어서 서운한 마음 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더 크다."

-종영 이후의 시간은 어떻게 보냈나?

"작가님 등 제작진과 뒤풀이를 몇 번 가졌고 가족, 친구들 하고 만나는 기본적인 것들을 했다. 잠도 많이 자고 고기에 술도 먹었다. 본격적인 휴가는 이 자리를 마친 이후가 될 것 같다."

-아쉬웠던 점 그리고 좋았던 점을 말해달라.

"'몬스터'는 '돈의 화신' 보다 더 많은 인물이 나왔다. 주인공에 타이트하게 포커스가 맞춰졌었다면 이 작품은 여러 인물들이 나와서 분배가 많이 됐다. 주인공 입장에선 조금 서운했다.

다만 호흡을 맞춰봤던 작가님들이라 연기하기가 편했다. 나중에는 지문을 써주시지 않았는데 어떤 의미로 써주셨는지 캐치가 빠르니까 배우들하고도 의논하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결말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속이 시원하진 않는데 만족스럽긴 하다. 50부작이 끝난 느낌이 많이 들어서. 시즌2를 기대하는 건 전혀 아니다. 열린 결말로 끝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만족하는 편이다.

배우들 사이에서 가장 포인트가 됐던 건 결말 보다 마지막이 있을 여자가 오수연(성유리)인지 도신영(조보아)인지 선택해야 하는 포인트였다."

-그럼 누가 남아주길 바랐나.

"드라마로 따지자면 오수연(성유리)이 맞는데 야망이 있더라. 도건우(박기웅)가 부회장이 되고 난 후에 저희끼리 얘기를 했는데 한 남자만을 바라봐주는 신영이 더 좋게 느껴졌다. (제작진에게도) 신영이가 '진실된 여자 같아요' 라고 얘기했다. 야망 있는 여자보다는 지고 지순한 여자가 더 좋다."

-멜로 결말에 대한 아쉬움이 큰 것 같다.

"개인적으로 멜로 부분이 가장 아쉬웠다. 작품 하면서 성유리와도 계속 안타까워 하고, 더 잘 붙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티나인(T9) 같은 사건들이 더 극대화 됐는데 배우 입장에서 냉정하게 따져보면 아쉬운 건 사실이다. 성유리냐 조보아냐 누가 되어야 하냐에 대해 배우, 제작진 사이에 의견 대립이 있었다. 다시 말하면 야망 있는 성유리보단 조보아가 더 좋았다."

-복수극 전문 배우로도 불린다.

"작품을 결정하고 나서 이게 복수극이지 생각했다. 복수극을 하고 싶어서 했던 건 아니다. 연기적으로 희로애락을 표현하고 액션이나 여러 가질 하는 걸 좋아한다. 이번 작품 하면서 그런 얘길 많이 들어서 다음 작품 고를 땐 신경이 많이 쓰일 것 같다."

-부담감은 어느 정도였나.

"데뷔 10년 만에 카메라 셋이 있는 세트에서 선생님들과 연기했다. 부담이 컸고 또 초반에 복수 감정신 때문에 더 힘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과 새로운 환경에서 또 다른 작업을 할 수 있어 좋았다."

-종영 후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준 이유는?

"8개월 동안 강기탄이란 역할만 하다 보니까 끝나고 난 뒤 바뀌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쫑파티 전에 낮 시간에 멍 하게 있는데 잠도 안 오고 뭘 해야 될 지 몰라서 미용실에 갔다. 잡지 책을 보며 아이돌들이 한다는 염색을 했다."

-정보석과의 대결 구도에 할 이야기가 많겠다.

"개인적으로 정보석 선배와 붙는 연기가 가장 떨렸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계에서 유명하셨고, 리틀 정보석이란 말도 들었기에 꼭 뵙고 싶었고 잘 보이고 싶었다. 연기적으로 뒤쳐지지 않고 예의를 갖추면서 잘 하고 싶었다. 다행히 배려도 많이 해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주셨다. 다음주에 집에 놀러 가기로도 했다."

-화상에 교통사고까지 사건사고가 많았다.

"미니시리즈 같은 경우는 초반에 힘들게 찍는 편인데 '몬스터'는 하이난 촬영부터 시작해 30회까지 밤을 많이 샜다. 화상도 입고, 교통사고도 나고 중간에 힘든 시간이 있었다. 제목이 '몬스터'라 엔딩에서 내가 정말 괴물이 되려나 보다 생각도 했었다."

-화제성은 높았으나 시청률 면에서 아쉬운 게 사실이다.

"기사를 봤는데 '몬스터'는 주 시청 연령대가 50, 60대 분들이라더라. 야심 차게 시작했는데 '닥터스'랑 붙었다가 시청률이 떨어졌을 땐 상처도 받았다. 한 작품, 두 작품 거치다 보니 지친 것도 사실이고.

근데 이 작품은 지지해주시는 분들이 확실했고, 리우올림픽에도 큰 기복 없이 해쳐나가는 걸 보면서 이게 '몬스터'의 힘이 아닌가 생각했다."

[사진 = 화이브라더스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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