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4 최종전 줄줄이 등판, 김태형표 KS 대비책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마지막 경기에 나갑니다."

두산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했다. 잔여 5경기서 한 시즌 최다승, 최다선발승 등 몇 가지 대기록이 걸려있다. 27일 대전 한화전서 믿을 수 없는 대역전패를 당했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의 시선은 대기록보다는 한국시리즈로 넘어간 상태다.

김 감독은 최근 주장 김재호에게 "대기록을 세우면 좋은 것이니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냉정하다. 베스트라인업을 꾸리지 않는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느라 몸 상태가 좋은 주축 선수가 많지 않다. 적절히 휴식을 주면서, 백업 멤버들, 특히 이달 경찰청과 상무에서 제대한 선수들의 기량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김 감독의 '최선을 다하라'는 말에는 현실적인 제어장치가 투영됐다.

김 감독은 상무에서 제대한 이원석을 23일 대구 삼성전서는 유격수, 27일 대전 한화전서는 3루수로 활용했다. 허경민을 유격수로 출전시키면서 다양한 내야수비, 타순을 테스트했다. 이원석과 허경민은 두산에서 줄곧 3루수로 뛰었다. 그러나 본래 유격수도 겸할 수 있다. 한국시리즈 전까지 최적의 조합과 플랜B를 결정하면 된다. 김 감독은 "원석이는 한국시리즈에 데려간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작년부터 오른쪽 햄스트링이 고질적으로 좋지 않은 민병헌은 일찌감치 1군에서 제외했다. 김 감독은 "잔여 정규시즌에는 쓰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백업 국해성의 성장으로 굳이 컨디션이 좋지 않은 민병헌을 현 시점서 쓸 이유가 없다.

김 감독이 가장 신경 쓰는 선수는 주전포수 양의지와 유격수 김재호다. 김재호는 한화전서 선발 출전하지 않았다. "양의지도 내일은 경기 도중에 뺄 것이다"라고 했다. 둘 다 작년부터 많은 경기를 소화하면서 몸 상태가 썩 좋지 않다. 박세혁이라는 한 방을 갖춘 백업포수가 있다. 이원석이 가세한 상황서 김재호에게 수비부담을 안길 이유가 없다.

하이라이트는 두산이 자랑하는 판타스틱4(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다. 김 감독은 일찌감치 풀타임을 소화한 네 사람에게 시즌 막판 휴식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27일 니퍼트, 28일 보우덴을 끝으로 잔여경기 선발 등판은 없다. 잔여 일정서 허준혁, 안규영, 이현호 등 5선발 요원들이 선발 등판한다. 판타스틱4에겐 휴식을, 5선발 요원들에겐 한국시리즈 엔트리 경쟁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김 감독은 경기가 없는 26일 장원준을 1군에서 제외했다. 내달 8일 LG와의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서 다시 활용하기 위해서다. 현 시점서 1군 제외가 큰 의미는 없다. 그래도 장원준이 잠시 자리를 비우면 다른 투수를 한 명이라도 테스트할 수 있다. 실제 이용호가 1군에 등록됐다.

김 감독은 판타스틱4를 LG와의 최종전서 동시에 등판시킬 계획이다. 최종전서 실전 감각을 마지막으로 조율하고 싶다는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용한 결과다. 지금부터 실전에 나서지 않으면 1개월 정도의 실전공백이 우려되기 때문. 김 감독은 판타스틱4에게 기본적으로 휴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최종전 구원등판도 의미가 있다고 봤다. 그는 "4명을 차례로 내세울 생각이다. LG에 양해를 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만약 LG가 최종전까지 4위를 확정하지 못한다면 판타스틱4의 총출동이 4위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쨌든 김 감독은 철저히 한국시리즈를 염두에 둔 운용을 하고 있다.

[니퍼트와 보우덴(위), 장원준과 유희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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