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3점대 ERA, 시즌막판 도전자들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투수들의 자존심이 걸렸다.

2015년 10승을 돌파한 투수는 26명이었다. 2013~2014년 19명, 15명보다 늘어났다. 또한, 2015년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 투수는 10명이었다. 모두 10승 이상 거뒀다. 2014년 10승 이상,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기록한 투수는 5명에 불과했다. 2015년부터 전체 경기수도 늘어났고, 투수들도 2014년보다 나름대로 선전했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투수들이 작년보다 고전하는 흐름이다. 27일 현재 10승을 돌파한 투수는 16명에 불과하다. 지난해보다 10승 투수가 덜 나올 게 확실시된다. 15승 이상 투수도 작년 5명서 올 시즌에는 4명으로 줄었다.

올 시즌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 투수는 7명에 불과하다. 심지어 10승 이상과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기록 중인 투수는 5명이다. 작년의 절반이고, 2014년과 비슷한 수준. 잔여 경기서 10승에 도전하는 투수는 꽤 있다. 그러나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 투수가 추가로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경기를 치르면 평균자책점이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승 도전

9승 투수는 4명이다. 양현종(KIA), 메릴 켈리(SK), 헨리 소사(LG), 이민호(NC)다. 양현종은 4위 결정전인 27일 광주 LG전서 10승에 도전한다. 평균자책점 4위(3.58)로 인정을 받는 만큼 10승을 채우면 FA를 앞두고 이름값을 해낸다고 볼 수 있다. 3년 연속 15승은 실패했지만, 3년 연속 10승은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켈리도 SK 주축선발이라 잔여경기서 10승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소사 역시 마찬가지. 켈리는 2년 연속, 소사는 3년 연속 10승에 도전한다.

잔여경기가 변수다. KIA는 6경기, SK는 4경기, LG는 7경기 남았다. 스케줄을 감안하면 양현종은 LG전 포함 2~3차례, 켈리와 소사도 2차례 정도 더 나설 수 있다. 잔여일정이 휴식일을 충분히 포함하기 때문에 양현종, 켈리, 소사의 10승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민호의 경우 8월 중순부터 선발서 불펜으로 돌아선 게 변수다. 그런데 구원으로 돌아선 뒤에도 3승을 따냈다. NC는 잔여경기가 11경기다. 상황만 들어맞으면 이민호의 10승 돌파 가능성도 있다. 그는 아직 데뷔 후 10승을 밟은 적이 없다.

8승 투수는 4명이다. 박종훈, 윤희상(이상 SK), 송창식(한화), 김재윤(kt). 박종훈과 윤희상은 잔여경기가 많지 않다. 10승을 돌파한다는 보장은 없다. 송창식은 시즌 아웃됐다. 김재윤은 kt 마무리투수로서 잔여경기서 2승을 추가한다는 보장은 없다. 8명의 7승 투수들은 10승 확률이 더욱 떨어진다. 결국 올 시즌 10승 투수는 20명 내외일 듯하다. 타고투저 시대에 10승의 벽이 높다.

▲3점대 이하 ERA

산술적으로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 투수가 7명보다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일단 평균자책점 상위 4인방(더스틴 니퍼트-2.92, 장원준-3.32, 헥터 노에시-3.51, 양현종-3.58)의 경우 계산이 되는 투수들이다. 급격히 무너지지 않을 경우 3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킬 가능성이 크다. 3.67의 5위 켈리 역시 마찬가지.

6~7위를 달리는 마이클 보우덴(3.87), 신재영(3.93)는 최악의 경우 4점대를 넘어설 수도 있다. 보우덴은 28일 대전 한화전서 시즌 마지막으로 등판한다. 김태형 감독이 주축 선발투수들은 한 차례 더 등판시키고 한국시리즈에 대비, 휴식을 주기로 했기 때문. 한화전서 제 실력을 발휘해야 3점대를 안정적으로 지킨다. 4점대에 좀 더 가까운 신재영은 스케줄상 1~2차례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변수가 많다.

4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들이 3점대에 진입할 수 있을까. 쉽지는 않다. 류제국(4.17), 브룩스 레일리(4.21), 라이언 피어밴드(4.33)는 잔여경기서 엄청난 호투가 필요하다.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10승 이상과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투수라면 목표로 삼을만한 가치가 있다.

[양현종(위), 켈리(가운데), 신재영(넥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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