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진의 틈] 광희는 '무한도전'의 짐이 아니다 (500회 특집②)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막내 광희는 MBC '무한도전'의 짐이 아니다.

멤버로 발탁된 이후 1년 4개월 동안 벌써 두 번의 생일과 500회로 여러 번의 축포를 터뜨린 광희다. 더딘 성장 탓에 조금은 혹독하게 시간을 보냈지만 진심 어린 걱정과 노력으로 자신을 증명하며 '무한도전'이 기록하는 역사에 당당히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경험 부족이었다. 광희가 보여주는 애드리브는 단조롭고, 강약 조절이 익숙지 않아 때로 흐름을 끊어 버렸다. 게스트보다 존재감이 덜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정형돈의 '부재'가 느껴질수록 광희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졌다.

다만 누구나 경험하는 성장통이었다. 광희의 자리는 사실 그 누가 들어왔어도 반대에 부딪혔을 것이고, 멤버들의 입지 역시 하루 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정형돈도 '웃기는 거 빼고 다 잘한다'는 말을 들으며 적응했다. 마침내 완성한 '사대천왕'이란 수식어는 오랜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하차 후 합류하지 못한 멤버들의 존재감이 절실해 질 때마다 질타의 화살은 늘 광희에게 돌아갔다. 보다 못한 김태호 PD나 멤버들도 부진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며 채찍질 했지만 "내가 짊어져야 할 무게가 얼마인지 알겠더라"는 광희의 부담감은 그렇게 해서 쉽게 털리는 게 아니었다.

광희는 '무한도전'의 젊은 피였고, 활력소였다. 식스맨으로 발탁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짧은 시간 안에 부침이 잦았지만 활약을 전혀 못한 건 아니다.

부산 경찰과 함께 했던 '공개수배' 특집에선 필사적인 탈주로 추격전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고 '종이인형' 캐릭터도 구축했다. 어느덧 추격전하면 떠올리게 되는 이름이 바로 광희다.

'릴레이툰' 특집에서도 재능을 보여줬다. 예상 밖의 실력으로 진가를 빛냈고 까불거림을 벗은 진지함은 비호감으로 치 닫은 그의 이미지를 호감화 시키는데 도움이 됐다. 박명수와 어울려 얻은 '황수발'이란 다소 웃픈 캐릭터도 차츰 드러나는 광희의 존재감 중 하나다.

"1년만 기다려 달라"했던 광희다.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고 있는 그를 계속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MBC 방송 화면 캡처]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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