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500회 '무도', 이제 시즌제로 쉬었다 가자 (500회 특집①)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무한도전'이 10월 1일 500회를 맞이한다.

500회는 그야말로 대기록이다. 게다가 '무한도전'은 고정 포맷 있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매번 새로운 포맷을 내놓는다. 500회를 달려온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경외심마저 든다.

그동안 '무한도전'은 한국 방송사를 뒤바꿨다. 사회 전반에도 의미 있는 영향을 끼쳤다.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전 진행한 '선택2014' 특집 선거는 국민의 의무인 투표의 가치를 일깨웠다. 역사적 프로젝트였다.

'무한도전' 같은 예능은 지금껏 없었고 앞으로도 나타나기 힘들 것이다. '무한도전'을 오래도록 지키고 싶은 건 시청자들도 한 마음일 게다.

하지만 '무한도전'이 앞으로 100회, 200회 혹은 그 이상 더 나아가는 건, 여태 걸어온 500회의 길보다 결코 쉽지 않다. 시청자들도 인정해야 한다.

'무한도전'이 처음 시작한 게 2005년이다. 이제 리더 유재석은 만 44세가 되었고, 맏형 박명수는 만 46세다. 몇 년 뒤면 50대 멤버가 나오게 된다. 이들에게 '무한도전' 초창기처럼 지하철과 달리기를 겨룰 체력을 기대하는 건 정말 무모하고 무리한 도전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멤버들의 체력에 반비례하게 '무한도전'의 프로젝트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500회 동안 걷잡을 수 없이 거대해진 탓이다.

기대감은 곧 부담감일 수밖에 없다. 유재석과 더불어 단 둘뿐이던 창단 멤버 정형돈이 이번에 '무한도전'에 복귀하지 못한 것만 봐도 그렇다. 그동안 '무한도전' 멤버들을 짓누른 부담감이 얼마나 컸던 건지 느껴진다.

시즌제가 해답이다. 멤버들의 저하된 체력을 보완하며 더 안정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당장 지금 아쉽다고 볼멘소리할 필요 없다. 시즌제는 더 장기적으로 '무한도전'과 함께할 수 있는 길이다. 이대로 쉬지 않고 계속 달리라고 재촉만 하다가는 또 다른 멤버가 지쳐 탈락할까 걱정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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