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송vs박vs안vs박, KBS연기대상 '벌써 재밌다'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그 해 방송사가 거둔 성적이 가장 단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은 역시 연말 시상식이다. 올 한 해 연이어 히트작을 탄생시킨 KBS의 연기대상 시상식이 벌써 관심을 받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아시아적 신드롬을 일으킨 '태양의 후예'의 배우 송중기, KBS 월화극을 부활시킨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박신양, 젊은 층까지 TV 앞으로 끌어들인 주말극 '아이가 다섯'의 안재욱, 그리고 대세 '구르미 그린 달빛'의 박보검까지. KBS 연기대상을 빛낼 별들 중 주목받는 네 명의 배우를 모아봤다.

▲ '그 어려운 걸 해낸' 송중기

송중기의 전역 후 복귀작, 한류스타 송혜교, 김은숙 작가, 100% 사전제작, 해외로케…. '태양의 후예'는 지난해 흥행 면에서 어려움을 겪은 KBS 드라마국이 말 그대로 작정하고 준비한 야심작이었다.

기대만큼 컸던 우려와 부담. 하지만 무엇을 기대했건 결과는 그 이상이었다. '태양의 후예'는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 만에 시청률 30%를 넘어선 주중드라마가 됐고, 작품에서 능청스러움과 진지함을 오가는 매력적인 캐릭터 유시진 대위를 연기한 송중기는 아시아권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한류스타로 거듭났다. 제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태양의 후예'가 TV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트로피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 연기대상 0순위로 송중기 혹은 배우 송혜교, 또는 이들의 공동대상을 예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 박신양, 이 정도 해야 '배우학교' 선생님이지

요즘 말로 박신양은 박신양은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멱살을 잡고 성공으로 끌고 갔다. 5년 만의 안방 복귀작에서 박신양은 웹툰 '동네변호사 조들호' 속 조들호가 현실에 나타난 듯 열연을 펼쳤다. 박신양의 열연을 통해 막무가내이고 과격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상대에게 한 방을 먹일 줄 아는 변호사 조들호는 탄생할 수 있었다.

이는 '사이다'라는 표현의 유행처럼 드라마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길 원하는 시청자의 취향에 적중했고,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KBS 2TV 월화드라마로서 모처럼 뜨거운 반응을 얻는데 성공했다. 비슷한 시기 전파를 탄 tvN '배우학교'를 통해 자신의 연기이론을 꺼내든 박신양. 그 실전편이었던 '동네변호사 조들호'을 통해 박신양은 왜 자신이 '배우들의 배우 선생님'이 될 수 있었는지 증명했다.

▲ 안재욱, 2016 올해의 남편

한 시대를 풍미한 청춘스타 안재욱이 어느새 한 가정의 남편과 아빠가 되어 안방극장을 찾았다. '아이가 다섯'에서 안재욱은 한층 더 노련해진 연기로 이상태라는 인물에 현실감을 불어넣었다.

재혼가정의 현실적인 고민을 그려낸 작품 속에서 안재욱은 두 번째 사랑인 안미정(소유진)에게는 달콤한 연인 같은 남편이, 다섯 아이들에게는 합리적인 아빠가, 심지어 처제인 장진주(임수향)에게도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는 멋진 남자 이상태를 표현해냈다. '별은 내 가슴에' 시절처럼 치명적인 앞머리는 없어도, 안재욱은 지금 시대가 바라는 남성상을 표현해내며 특유의 편안하고 친근한 매력을 발산했다.

▲ 그리고 진행형인 박보검과 '구르미 그린 달빛'

상반기가 송중기라면, 하반기는 박보검이다. 시청률 20%를 넘어선 작품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박보검은 그야말로 기대주에서 대세스타로 발돋움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를 통해 가능성을 검증받았고, KBS 2TV '뮤직뱅크' 진행을 맡아 가수보다 MC가 더 주목을 받는 기현상을 만들었던 박보검은 이번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연기력과 흥행력을 인정받고 있다. 근엄하고 강직한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내 내시에게만큼은 한없이 따뜻한 왕세자 이영을 박보검은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연기대상에 도전장을 던진 후보들 중에는 가장 어린 축에 속하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과 박보검의 상승세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그는 연말 시상식의 다크호스로 자리할 전망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KBS, 태양의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 & NEW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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