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록의 나침반] 'W', 억지 해피엔딩보다 맥락 있는 결말이 낫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억지 해피엔딩보다 맥락 있는 결말이 낫다. 혹 새드엔딩이라도 맥락 없는 결말보다 낫다.

MBC 수목드라마 'W'(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가 단 2회만 남았다. 두 세계를 넘나들던 강철(이종석)과 오연주(한효주)의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있으며, 죽은 줄 알았던 진범이 살아있는 것으로 예고돼 결말을 두고 여러 예측이 나오고 있다. 관건은 '해피엔딩이냐, 새드엔딩이냐'다.

일각에선 해피엔딩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재정 작가가 깔아놓은 복선이 행복한 결말만을 가리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소리는 희망에서 그쳐야지 송재정 작가를 흔드는 강요가 되어선 결코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건 'W'의 완성도다.

과거에도 여러 드라마들이 억지 해피엔딩으로 종영해 작품성을 떨어뜨린 바 있다. 잔인무도하던 악당들은 순식간에 개과천선했고, 도저히 메울 수 없어 보이던 갈등의 골은 마지막회가 되자 단숨에 화해의 파도로 넘실댔다.

해피엔딩을 위해 급선회한 탓이다. 애당초 해피엔딩으로 계획하고 큰 틀을 짜지 않고, 뒤늦게 시청자들을 의식해 결말을 바꾸다 맥락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해피엔딩이라도 시청자들을 허탈하게 만들 뿐이다.

종종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선택하지 않고 '열린 결말'로 맺는 작품도 있다.

이 역시 작가의 뚝심이 만든 '열린 결말'이라면야 시청자들도 납득하겠으나 그렇지만 않은 게 문제다. '새드엔딩'으로 끝내자니 후폭풍이 부담스럽고, '해피엔딩'으로 끝내자니 완성도 하락에 대한 비판이 신경 쓰여 '열린 결말'을 꺼내 드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시청자들에게는 책임감 없는 회피성 결말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결국 시청자들이 가장 바라는 건 '맥락 있는' 결말이다. 그게 해피엔딩이든 새드엔딩이든 열린 결말이든, '맥락 없는' 결말은 지금까지 쌓아 올린 'W' 세계의 붕괴만 초래한다.

[사진 = 초록뱀미디어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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