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치 조심하세요"…'아수라' 정우성X황정민, 秋 악한 놈들이 온다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명치 폭행을 유발한다며 신조어까지 제조했던 '부산행'의 악역 김의성은 애교에 불과했다. 올 가을, 충무로에 진정한 '명정쎄'를 부르는 악인들이 몰려온다. 김성수 감독의 신작 '아수라'가 본격 악인 열전을 예고했다.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아수라'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성수 감독과 출연배우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주지훈, 정만식 등이 등장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김성수 감독은 불교의 6도(6종류의 세계: 윤회, 아수라, 아귀, 지옥, 인간, 축생) 설화 중 하나인 아수라에서 영감을 얻어 시나리오를 써 내려갔다. 전쟁이 끊이지 않는 아수라(귀신들의 왕)들의 세계 아수라도에서 제목을 따 왔다.

이에 배우들은 가상 도시인 안남시를 배경으로 누가 더 나쁜 놈인지 가릴 수 없는 악인들의 치열한 전쟁을 그린다.

김성수 감독은 "정의가 있는 사람이 절대 권력을 쥔 사악한 사람을 응징해야 하는데, 힘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악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결국 힘 없는 악당들은 거대한 악에 희생, 이용당하게 되고 더욱 고통의 아수라로 들어가게 된다. 이 내용을 줄기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악역 캐릭터의 향연이 펼쳐진다. 특히 정우성은 데뷔 이후 가장 역대급 악역을 선보일 예정이다. 극 중 생존형 비리 형사 한도경 역을 맡았다. 말기 암 환자인 아내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악덕 시장 박성배(황정민)의 온갖 더러운 뒷일을 처리한다.

정우성 역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내심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기대된다. 흥분과 긴장감, 묘한 감정의 경계선상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도경은 극 중 굉장히 휘둘리는 사람이다. 주체를 찾으려하지만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라며 "그 어떤 캐릭터보다 나약해 보일 수 있을 거 같다. 악 보다는 버티려고 하는 독함을 표현했다"고 얘기했다.

더불어 김성수 감독과 15년 만에 재회한 점도 눈길을 끈다. 벌써 네 번째 협업이다. 앞서 1997년 '비트', 98년 '태양은 없다', 2001년 '무사'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정우성은 "영화가 잘 나와 사랑받는 게 더 중요하다"라며 "15년 만의 만남이라는 점에 대해 절대 의미를 부여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작품에 임하는 남다른 자세를 전했다.

황정민은 극 중 박성배를 맡았다. 이권과 성공을 위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캐릭터다. 그는 "성격이 다중적인 인물이다"라며 "관객들이 박성배를 만났을 때 어떻게 보면 착하고, 나쁜 사람인 거 같기도 하고 묘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능글맞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성수 감독은 "황정민은 한 장면 안에서 변화무쌍한 얼굴을 보여준다. 감정의 파도가 휘몰아쳤다"라며 "내가 특별히 디렉팅한 것 없이 정말 다 알아서 연기했다. 날로 먹은 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고 얘기했다.

영화 '곡성'에서 황정민과 함께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던 곽도원은 극 중 정우성의 약점을 쥔 독종 검사 김차인을 연기한다. 정만식은 검찰수사관 도창학 역을 맡아 곽도원과 콤비를 이뤄 정우성을 협박한다. 또한 황정민의 비리와 범죄 혐의를 캐기 위해 또 다른 악행을 저지른다.

주지훈은 이 중 유일하게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한도경을 친형처럼 믿고 따르며 선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박성배를 만난 후 악으로 물들어 간다.

끝으로 김성수 감독은 "이 다섯 배우의 근사한 연기를 볼 수 있을 거다.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정우성은 "한 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작품이다. 이 배우들과 짜릿함을 느끼며 작업했다. 영화를 통해 관객분들이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수라'는 일찌감치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제41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북미 최대 규모의 영화제 중 하나다.

영화는 오는 28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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