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ERA 3.56’ 노경은, 이젠 어엿한 롯데 선발진의 기둥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노경은이 8월 놀라운 반등으로 롯데 선발진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노경은(롯데 자이언츠)은 8월 31일 사직 LG와의 시즌 13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1실점의 호투로 시즌 3승에 성공했다. 투구수도 94개로 적절했다.

한 때 은퇴를 선언하며 야구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노경은. 지난 5월 31일 고원준(두산)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 새 둥지를 틀었고 “롯데에서 야구 인생의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열심히 던지는 투수로 기억되고 싶다”라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각오만 비장했을 뿐, 실력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6월 14일 이적 후 첫 등판 패전을 시작으로 6월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5.40, 7월 4경기서는 무려 4패 평균자책점 10.67로 부진했다. 후반기 초반 순위싸움에 있어 오히려 해가 된 모양새였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에 굴하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는 투수다”라며 노경은에게 끊임없는 신뢰를 보냈다. 그리고 8월, 노경은이 응답했다. 그의 8월 성적은 5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3.56. 엄밀히 말하면 7월 30일 kt전(6⅓이닝 2자책)을 시작으로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최근 6경기 중 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고, 6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팀의 에이스급 투수인 브룩스 레일리(8월 평균자책점 4.76), 박세웅(8월 9.25)보다도 훨씬 훌륭한 8월을 보낸 것. 당초 조 감독이 기대했던 5선발의 역할을 훨씬 뛰어넘는 활약이었다.

비결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본래의 구위 회복. 노경은은 이른바 ‘노경은총’ 모드로 활약하던 지난 2012~2013시즌 140km대 중후반의 빠른 직구와 각이 큰 슬라이더, 스플리터로 타자를 요리했다. 올해도 구속은 그대로 나왔지만 자신감 하락으로 인한 제구 난조로 장점이 발휘되지 못했다.

그러나 연이은 퀄리티스타트로 자신감을 찾자 그 때의 감각이 어느 정도 돌아왔다. 전날 LG전을 봐도 그랬다. 1회부터 1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낮은 제구로 2타자 연속 땅볼을 유도했고, 3회 2사 1, 3루, 5회 2사 1, 2루에서는 각각 타이밍을 뺏는 직구, 각이 예리한 슬라이더를 활용해 LG 중심타선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제는 위기가 와도 그걸 극복하는 힘이 생겼다.

노경은은 경기 후 “항상 6이닝을 3실점 이내로만 막자고 생각한다. 그러면 동시에 팀이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라고 호투의 비결을 전했다. 공교롭게도 롯데는 노경은이 등판한 최근 6경기서 4승 2패를 거뒀다. 자신감 회복과 함께 안정감까지 되찾은 노경은. 이젠 어엿한 롯데 선발진의 기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경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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