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규시즌 우승 굳히기, +34에 +@도 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위를 하고 있다는 게 좋은거죠."

두산은 다시 선두독주체제를 구축했다. 76승1무42패로 9월을 맞이한다. 2위 NC에 6경기 앞서간다. NC보다 7경기 더 치른 변수가 있다. 그래도 두산이 25경기, NC가 32경기를 남겨둔 상황서 순위역전은 사실상 쉽지 않아 보인다. 특별한 변수, 이변이 없는 한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은 유력하다.

두산의 승패마진 +34는 구단 역대 최다 타이기록이다. 두산은 거의 매 시즌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1995년 이후 지난해까지 21년간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34에 근접한 시즌이 없었다.

두산은 잔여 25경기서 13승만 하면 무조건 구단 역대 최다 승패마진 신기록을 세운다. 두산 전력상 어렵지 않아 보인다. 좀 더 페이스를 끌어올려 16승 이상을 하면 2000년 현대의 역대 페넌트레이스 최다승(91승) 기록을 넘어선다.

현재 두산은 시즌 아웃된 정재훈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악재가 없다. 오히려 정재훈이 빠지고 9연승하며 NC와의 격차를 다시 벌렸다. 정재훈과 이현승이 동시에 1군에서 말소됐을 때 NC와 1~2위를 번갈아 찍었다. 하지만, 잇몸으로 버텨냈고 NC를 밀어냈다. 그게 두산만의 저력이다.

김태형 감독은 "1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좋다. 사실 이 정도(+34)까지 할 줄 몰랐다"라면서 "7~8월에 힘들 때 재훈이와 현승이가 잡을 경기를 다 잡아줬다. 그게 크다"라고 했다. 실제 정재훈과 이현승은 6월 이후 페이스가 처졌지만, 압도적으로 무너지지는 않았다. 정재훈이 이탈한 뒤에는 롯데에서 영입한 김성배가 필승계투조에 가세했다. 몸쪽 투심을 성공적으로 장착한 김성배는 예전 롯데 마무리 시절 위용을 되찾았다. 윤명준도 김성배를 적절히 돕는다. 두 사람이 이현승 앞에서 필승계투조를 이끌면서 표면적으로 정재훈 공백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타선도 마찬가지다. 두산이 7월~8월 초 전체적으로 페이스가 떨어진 결정적 원인은 타선이었다. 전체적으로 사이클이 저점이었다. 크고 작은 부상자도 있었다. 그러나 대체자들이 적절히 공백을 메워냈고, 버텨내면서 좋은 사이클을 되찾았다. 허리 통증으로 한동안 1군에서 빠졌던 오재일, 최근 견갑골 통증을 극복하고 복귀한 닉 에반스 등의 공백은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스위치히터 국해성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 내야에선 만능수비수 류지혁이 보이지 않는 공헌을 했다.

기본적으로 다승 1~2위를 다투는 막강 1~4선발에 정재훈 공백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불펜, 주전과 백업이 두꺼운 타선이 조화가 일품이다. 어느 한 파트에서 삐걱거려도 다른 선수들이 메워낼 수 있고, 버텨낼 수 있는 구조다. 두산이 1위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낮은 이유다.

호재도 있다. 3일 경찰청 멤버들이 복귀한다. 두산은 외야수 이성곤, 투수 홍상삼이 가세한다. 21일에는 상무에서 이원석, 이용찬도 돌아온다. 김 감독은 "2군 일정이 없다. 확대엔트리가 적용되면 5명을 꽉 채워 넣을 생각이다. 특히 성곤이는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 상삼이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두산으로선 홍상삼 활용도를 찾는 게 마지막 숙제다. 상무 멤버들은 제대 시기상 페넌트레이스에선 큰 도움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홍상삼은 제구가 들쭉날쭉하지만, 빠른 공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일단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두산이 21년만에 정규시즌 우승 굳히기에 들어갔다. +@도 대기 중이다. 방심만 하지 않으면 된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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