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함틋' 이서원 "나만 알고 싶은 배우? 감사하다"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다른 사람들에게 한껏 자랑하고 싶은 배우도 좋겠지만, 신인 배우 최고의 찬사는 나만 알고 싶은 배우가 아닐까 싶다. 그만큼 아껴놓고 보고 싶은 보물 같은 배우, 다른 사람에게 뺏기기 싫은 배우라는 말일 테니 말이다.

단 두 작품 만에 이런 찬사를 얻은 배우가 있다. 바로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노직 역을 맡은 이서원이다. 이서원은 심지가 곧고 어른스러운 노직을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소화 중이다. 실제 인터뷰를 통해 만나본 이서원은 노직과 상당 부분 닮아 있었다.

“나말 알고 싶은 배우요? 그 글 저도 봤어요. 그 정도로 생각해 주신다니 감사하죠. (웃음)”

부끄럽게 웃어 보이는 이서원은 쑥스러운 듯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사실 그 역시도 이런 반응을 오롯이 체감하고 있는 건 아니다. SNS에 사진을 올리면 팬들이 댓글을 달아주고, 아주 가끔씩 사인을 요청할 때 비로소 아주 조금 체감한다고 털어놨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사전제작된 드라마. 이서원은 본방사수를 하며 촬영 당시의 기억을 곱씹고 있다. 처음으로 묵직한 조연, 그것도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해 스토리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맡았지만 힘든 부분들은 없었다고 전했다. 촬영 당시가 겨울이었기 때문에 추위 빼고는 행복했던 기억만 남았던 곳이 ‘함부로 애틋하게’ 촬영 현장이다.

“본방사수를 할 때 촬영 당시 기억도 나고, 한 없이 부족한 제 자신을 만나기도 해요. 제가 보기엔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는 것 같아요. 제가 시청자 입장이기도 하고, 여러 입장으로 한 세 번씩은 보는 듯 해요.”

본인 입장에서는 시청자들은 미처 알아채지 못하는 아쉬움들이 남는다지만 ‘함부로 애틋하게’를 보고 있자면 어디서 이처럼 기본기 탄탄한 신인이 나타났다 생각되는 게 사실. 이에 차근차근 오랜 시간 배우가 될 준비를 해왔나 싶기도 하지만 연기를 공부한 건 학원에서 보낸 3년이 전부라고.

“연기는 학원에서만 3년 정도를 배웠어요. 배우를 하겠다고 생각한 건 초등학교 때부터 였어요. 아버지께서 군인이신데, 직장 때문에 여러 곳으로 이사를 다니며 정착을 못 하고 있다 서울에 정착을 하게 돼 그 때부터 학원에 다니게 됐어요.”

이 학원이 현재 소속사와 인연이 됐다. 이서원을 눈여겨 본 사람이 그를 추천한 것. 이서원이 소속된 곳은 블러썸엔터테인먼트로 손창민, 차태현, 고창석, 송중기, 박보검 등 내로라하는 남자 배우들이 대거 소속돼 있다. 이에 이서원은 처음에 사기가 아닌지 의심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갑자기 블러썸이라며 전화가 왔어요. 제가 알고 있는 블러썸은 이 블러썸 밖에 없는데 이 블러썸이 맞나 생각했죠.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그 블러썸이 맞냐고 여쭤봤죠. (일동 웃음) 만나러 갈 때 사무실에서 뵙기로 했는데, 인터넷에서 회사 주소를 찾아서 알려주신 주소와 비교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맞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당황했던 것 같아요. ‘왜? 블러썸에서 나를 왜?’라고 생각했죠.”

이서원은 차태현, 송중기, 박보검 등 소속사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다며 고마워했다. 인터뷰 내내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달고 살기에 박보검과 닮았다고 하니 그것마저도 “감사하다”며 고마워하는 이서원은 탄탄한 연기력에 심성마저 ‘박보검 주니어’스러웠다.

“작품을 하며 궁금하거나 모르는 것들을 여쭤보고 조언을 구하면 다들 편안하게 잘 말씀해 주세요. 되게 어렵고 궁금하고 모르겠는 것들도 선배님들 덕분에 오랫동안 잡고 있었던 적이 없어요. 잘 해결해 주시고 의논해 주시는 감사한 분들이에요.”

드라마 ‘송곳’의 어린 이수인에 이어 ‘함부로 애틋하게’의 노직까지 단 두 작품만으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있는 그는 자신의 나이 대에 맞게 할 수 있는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며 차근차근 배우의 길을 걸어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하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요? 아직 안 해본 게 많아 다 하고 싶어요. 일단 어린 수인이랑 직이가 너무 철이 들고 무뚝뚝한 아이라 해맑고 철없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배우 이서원.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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