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어기고 스윙’ 두산 에반스, 결승홈런에 숨은 사연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두산 베어스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가 복귀전을 독무대로 만들었다. 멀티홈런을 쏘아 올리며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에반스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출장, 4타수 2안타(2홈런) 5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두산의 11-4 승리를 이끌었다.

첫 타석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에반스는 두산이 1-2로 뒤진 1회말 1사 2, 3루서 이태양을 상대로 역전 스리런홈런을 쏘아 올렸다.

에반스는 3회초 1사 1루에서는 병살타에 그쳤지만, 3번째 타석에서는 이태양을 상대로 또 다시 대포를 터뜨렸다. 두산이 4-4로 맞선 6회말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홈런을 때린 것. 두산의 승리를 이끈 결승타이기도 했다.

에반스는 더불어 이날 첫 타석에서 때린 홈런 덕분에 올 시즌 11호, 두산 소속 3호 전 구단 상대 홈런을 달성했다.

에반스는 경기종료 후 “빨리 (1군)등록돼 경기에 나가고 싶었는데, 몇 주 지켜보느라 괴롭고 힘들었다. 복귀하자마자 홈런으로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 의미 있었다. 시즌 초반 힘들 때 집에 가라고 해도 이해했을 것이다. 2군에 있었던 게 도움이 됐다. 다시 기회를 준 감독님을 비롯해 1~2군 코칭스태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에반스는 더불어 “이제 30경기도 안 남았는데, 끝까지 강하게 마무리 잘해서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힘 보태겠다. 전 구단 상대 홈런이라는 기록은 신경 쓰지 않았다. 몰랐지만, 기분 좋다”라고 전했다.

한편, 에반스가 터뜨린 결승 투런홈런에는 재밌는 에피소드도 숨어있었다. 에반스는 사실 볼카운트 3-0에서 4구를 기다리라는 사인이 들어왔지만, 자신의 소신대로 공을 노려 투런홈런을 만들어냈다.

팀 규정대로라면, 사인을 어긴 에반스는 벌금을 내야 했다. 두산 관계자에 의하면, 에반스는 선수단 의견 덕분에 벌금은 면할 수 있었다.

[닉 에반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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