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리의 솔.까.말] '응팔의 저주'마저 깬 '구르미' 박보검의 매직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박보검 효과가 무섭다. 지겹게 언급되던 ‘응팔의 저주’마저 깼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 코리아 집계 결과 29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김성윤 백상훈) 3회는 16.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회가 기록한 8.5%의 약 2배에 달하는 시청률이다.

방송 한 회만에 이처럼 폭발적 상승세를 보이는 건 이례적인 일. 특히 10% 전후의 시청층을 형성 중인 MBC ‘몬스터’와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몰고 다닌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가 첫 선을 보이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이 이 어려운 일을 해냈다.

사실 그동안 ‘응답하라’ 출신 배우들에게는 ‘응팔의 저주’가 지겹게 따라 붙었다. 큰 인기를 모았던 ‘응답하라’ 주역들의 차기작의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인데, 어느 배우도 이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시청률로 드라마의 성패를 판가름할 수는 없지만, 방송사의 수익과도 관련돼 있기에 계속 회자됐다.

박보검 역시 ‘응답의 저주’에 대한 질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 제작발표회에서 ‘응답의 저주’에 대한 질문을 받자 박보검은 “‘응답의 저주’라는 말이 굉장히 속상하다. '응답하라 1988'은 얼굴과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축복 같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함께 한 혜리 씨와 준열 형의 작품이 망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흥망성쇠를 떠나 그 분들이 그 작품을 통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팬분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많은 분들에게 기대를 품게 해주셨다”며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저는 모든 작품에 임하는 마음은 다 똑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작품 또한 소중하기 때문에 당연히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큰데,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다”고 작품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밝혔다.

이 진심이 빛을 발했다 1회와 2회 성적은 월화극 꼴찌에 머물렀지만 작품에 대한 호평, 배우들의 호연에 대한 극찬이 뒤따르며 새로운 시청자들을 흡수했다. 그 결과 3회에서는 두 배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압도적 월화극 1위 자리를 꿰찼다.

특히 박보검의 변화무쌍한 매력이 빛났다. 1회와 2회에서 츤데레 매력을 선보였던 박보검은 3회에서 꾹꾹 눌러온 울분과 카리스마를 폭발시키며 시청자들이 이영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가슴 아픈 상처를 입은 왕세자, 문제아 왕세자라는 극과 극의 모습들을 탁월히 연기하며 ‘이영 앓이’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박보검이 연기했기에 더욱 사랑스럽고 가슴 아픈 이영이었다.

[배우 박보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KBS 2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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