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男대표팀 평가전, 왜 튀니지였나?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최창환 기자] 대표팀 사령탑으로 돌아온 허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이 평가전 첫 경기서 승리를 따냈다.

대표팀(FIBA 랭킹 30위)은 지난 29일 튀니지(FIBA 랭킹 23위)와의 평가전에서 이승현(14득점 14리바운드 2스틸), 조성민(11득점 3점슛 3개 3리바운드) 등의 활약을 묶어 65-59로 승리했다.

지난 27일 오전 입국한 만큼, 튀니지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아직 시차적응이 안 된 선수도 있었을 터. 모나엠 아운 튀니지 감독 역시 “대표팀이 모인 후 시간이 일주일밖에 안 됐다. 18~19세의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이 호흡을 맞춘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고, 전체적으로 체력 준비가 안 됐다”라고 말했다.

1차전을 통해 대한민국 선수들의 스타일을 파악한 데다 적응력도 높아진 만큼, 오는 31일 열리는 2차전서 튀니지의 전력은 또 다를 수 있다. 대표팀이 체크해야 할 부분도 그만큼 많아졌다.

▲아시아 챌린지 앞두고 치르는 모의고사

대표팀이 외국팀을 국내로 초청, 평가전을 치른 건 2014년 이후 2년만이다. 유재학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대표팀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당시 FIBA 랭킹 19위 뉴질랜드와 대한민국, 뉴질랜드를 오가며 평가전을 치른 바 있다.

대한농구협회는 대표팀의 평가전 성사를 위해 필리핀, 유럽 등 다양한 국가를 물색했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관심을 보인 팀은 많았지만, 일정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았다. 이 와중에 튀니지가 가장 적극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튀니지와의 2차례 평가전은 일종의 모의고사다. 오는 9월 9일부터 이란 테헤란에서 열리는 2016 FIBA 아시아 챌린지에 대비한 평가전이라 할 수 있다.

대표팀은 아시아 챌린지에서 일본, 태국과 함께 D조에 편성되어 있다. 아시아 챌린지는 아시아 12개국이 자웅을 겨루는 대회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아시아 챌린지에서 대한민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의 성적이 좋으면, 내년 8월 열리는 아시아컵에서 동아시아 국가의 출전권이 늘어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아시안컵에는 호주, 뉴질랜드도 출전한다.

대표팀은 내년에 보다 많은 A매치를 치르게 된다. 5~6월경 동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열리며, 8월 아시안컵 이후 11월부터는 홈&어웨이도 마침내 첫 선을 보이게 된다.

▲높이, 면역력 키울까?

그렇다면 대표팀은 튀니지와의 2차례 평가전을 통해 어떤 부분을 실험하는 것일까. 일단 튀니지는 평균 신장이 197.5cm며, 이는 대표팀보다 약 3cm 높은 체격조건이다. 마크람 벤 롬데인은 NBA 캠프에 참가해 갑작스레 제외됐지만, 200cm 이상의 선수가 7명이나 된다.

김선형은 “중국, 일본에 비해 중동국가와는 맞대결이 많지 않다. 높이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평가전을 통해 맞춰볼 수 있다. 선수들도 1차전을 통해 많이 느꼈다”라고 말했다.

허재 감독 역시 “체격조건이 좋은 팀이라 센터에 대한 수비력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선수들이 돌파상황서 나오는 실책 때 느끼는 부분도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대표팀은 잦은 부상 탓에 멤버 교체가 잦았고, 이종현(고려대)을 비롯한 장신들이 대거 제외됐다. 스윙맨들의 신장도 전체적으로 낮아져 튀니지는 이들에게 집중적으로 포스트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키가 10cm만 더 컸으면 혼내줬을 텐데…’라고 생각했다”라고 운을 뗀 조성민은 “팀 디펜스로 메워야 한다. 나나 (이)정현이는 공격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몸싸움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대표팀은 최근 프로-아마 최강전이 개최된 까닭에 주축선수들이 소속팀와 대표팀을 오가는 강행군을 치러야 했다. 이 과정에서 체력소진이 컸고, 대체자원인 장재석과 정효근은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했다.

허재 감독은 “헬프 사이드, 존 디펜스가 안 되는 부분은 앞으로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스윙맨들에 대한 집중적인 포스트업은 사실 (훈련에서)맞춰볼 시간이 없었다. 이란으로 가기 전 5일 동안 잘 맞춰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허재 감독은 더불어 대표팀 선수들이 소집기간 중 프로-아마 최강전에 출전한 것에 대해 “대회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부상선수가 많았다. 대표팀 차출 기준은 이번 아시아 챌린지가 끝난 후 회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남자대표팀(상), 김종규(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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