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굿와이프' 윤계상, 낯설고도 좋은 인.생.작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서중원에서 벗어난 지 열여섯 시간 됐네요."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굿와이프' 종영을 코앞에 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윤계상을 만났다. 결말을 궁금해하는, 모처럼 인생작을 만나 뜨거운 여름을 버틴 자신을 위해 모인 취재진들을 푸석한 그의 얼굴이 반겼다.

마지막 촬영으로 날밤을 새우고도 빡빡한 인터뷰 일정을 소화한 윤계상은 '인생작을 만났다'는 첫 물음에 "감사합니다"고만 반복해 말했다. 한참을 생각하다 다시 말문을 연 그는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라고 덧붙이며 지지와 긍정적 평가에 얼떨떨하다는 반응이었다.

극 중 윤계상은 매력적인 싱글남이자 냉철한 로펌 대표 서중원 역을 맡았다. 싱크로율이 높았다. 외모는 두말할 것 없었으며 이질감 없는 연기로 명배우 전도연과도 완벽하게 어울렸다. 사랑 연기가 처음은 아니지만 '진짜 어른의 사랑'을 그리는 건 이번이 처음. 좋은 배우와 함께 해 연기도 더욱 무르익었다.

"전도연, 유지태 선배님과 작품을 하는 것 자체가 너무 기분 좋은 일이니까. 그리고 서중원이란 역할도 너무 좋았어요. 사실 누가 하더라도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고요. 제가 오래 슬럼프를 겪은 건 사실이고, 선택한 작품들이 사랑을 많이 못 받았고, 그래서 제가 한 결정들이 맞나 틀리나 많이 흔들렸었어요. 영화 '소수의견' 때부터죠. 이 작품이 선물을 많이 주신 것 같네요."

중원과 김혜경(전도연)은 친구와 동료 그리고 '불륜'이란 설정 위에 놓인 아슬아슬한 인물들이었다. 스스로도 소재 자체가 "세더라"고 표현했을 만큼 리메이크 되는 '굿와이프'의 첫 출발이 걱정스러웠다. '총각과 유부녀의 막장' 등 날 선 반응 역시 잘 이해하고 있었다.

"방법이 틀렸죠. 현실의 윤계상이라면 도리를 많이 따질 것 같아요. 사실 저도 '(혜경이) 왜 이혼을 하지 않을까?' 했어요. 미혼남이라 이해가 안 됐지만 그녀에겐 아이들이 있고, 조건, 상황들이 그렇게 못 만든다고 얘기들 하더라고요."

중원은 혜경의 재기를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니며 도움을 줬다. 키스신 등 파격적 장면과 대사도 다수 연출 됐다. 주어진 상황 안에서 윤계상은 재지 않고 마음껏 사랑을 표현했지만 '두려움 없는 사랑을 할 수 있나'라는 현실적 질문엔 긴 고민 끝 답을 들려줬다.

"그런 경우가 없어 잘 모르겠어요. 생각한대로 살아지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어떤 잣대는 있는 것 같아요. 다만 그렇게까지 선택을 하게 된다면 같이 있어줘야죠."

결말이 드러나지 않아 궁금증이 컸는데 윤계상은 "현장에서 알았어요. 나름대로 배우들의 이야기를 풀어주려고 하신 것 같아요. 반전이 있거나 결단을 내리지 않았어요"라며 열린 결말로 드러난 중원과 혜경의 엔딩을 만족스러워했다. 혜경이 두 남자의 손을 모두 놓지 않아 시즌2에 대한 가능성도 높아졌는데 "전도연 선배가 하신다면 당연히"라고 했다.

화려한 캐스팅, 파격적 소재로 긴장감을 드리운 '굿와이프' 현장에서 중심을 잡은 건 선배 전도연이었다. 윤계상 역시 의지가 컸고 "'도라인'(전도연 라인)이 있다면 들어가고 싶어요"라고 했을 정도로 깊은 애정이 남았다. 그는 "현장에서 때론 싫은 소리를 할 수도 있지 않나요? 그런데 안 하셨어요. 웃으면서 끝까지 마무리하셨죠"라며 고마운 마음도 드러냈다.

긴 여정을 달려온 윤계상은 올해의 남은 시간을 취미생활과 그룹 god 활동을 위한 회의로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할 생각이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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