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거부” 사익스, 인삼공사 합류하지 않은 속사정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제2의 조 잭슨’으로 기대를 모았던 안양 KGC인삼공사 단신 외국선수 키퍼 사익스(23, 178cm)가 타 리그에서 뛰는 것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백한 계약위반인 만큼, 최악의 경우 KGC인삼공사도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익스는 지난달 열린 2016 KBL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순위로 KGC인삼공사에 지명됐다. 단신이지만, 슈팅능력과 덩크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탄력을 두루 지녀 기대를 모은 가드다. 플레이 스타일만 보면 지난 시즌 고양 오리온의 히트상품이었던 조 잭슨과 흡사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사익스는 지난 23일이 입국 예정일이었지만, 무단으로 한국에 오지 않았다. “가족들과 함께 가고 싶다”라는 요구를 받아들여 가족들의 비행기 티켓까지 마련해준 KGC인삼공사로선 황당할 노릇이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계약서에 명시된 날짜에 안 들어오면, 최대 5일 후 합류하는 것까지는 용인해준다. 28일 비행기를 탔다면, 그것까지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확인한 바 사익스는 28일에도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사익스가 KGC인삼공사 합류를 거부한 요인은 타 리그에서 뛰는 것을 더욱 강력히 원했기 때문이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선수 본인이 아닌 에이전트의 의사가 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익스는 드래프트에 선발돼 KGC인삼공사와 계약을 체결한 직후 담당 에이전트가 바뀌었다. 새로운 에이전트는 사익스가 KBL이 아닌 NBA 또는 유럽을 비롯한 타 리그에서 뛰는 게 더 낫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사익스의 에이전트는 “(계약을)풀어줬으면 한다”라는 요구를 해왔지만, KGC인삼공사는 단호하다. 자유계약제도라면 비슷한 스타일의 외국선수를 찾아보겠지만, 자원이 한정적인 트라이아웃 제도 내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에이전트는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하면 해결될 것이라 본 것 같다. 하지만 KBL이 만든 계약서에는 바이아웃이 없고, 우리 팀은 외국선수로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니다. NBA 캠프에 도전했었던 선수라 애초부터 이 부분은 우리도 도와줄 생각이었지만, 그게 아닌 만큼 KBL 계약서대로 하자는 입장을 전했다”라고 말했다.

사익스가 타 리그에서 뛰기 위해선 KGC인삼공사로부터 이적동의서(LC)를 받아야 한다. KGC인삼공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며, 사익스 측은 최악의 경우 국제농구연맹(FIBA)에 제소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사익스가 오지 않는다면, 우리 팀도 피해를 입는 만큼 오히려 우리 팀이 제소해야 하는 입장이다. 일단 KBL과 공조를 해서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사익스가 우리 팀에서 못 뛰게 된 건 아니다. KBL과 논의, 재정위원회 등 거쳐야 할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계약을 맺었음에도 해당 팀에 합류하지 않은 외국선수는 5년간 KBL에서 뛸 수 없다. 10만 달러의 제재금도 따라붙는다.

다만, 해당선수를 영입한 타 리그 팀이 바이아웃 금액 지불하는 셈치고 제재금을 대신 해결해준다면, 사실상 외국선수가 받는 피해는 그리 크지 않다. 지난 시즌 원주 동부도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다 터커가 합류하지 않아 홍역을 앓은 바 있다.

“(자격정지는)5년이 될 수도, 죄질에 따라 영구제명도 될 수 있다”라고 운을 뗀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우리 팀이 대체외국선수로 누구를 데려오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트라이아웃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 어느 팀이든 똑같은 일이 재발했을 때 팀이 입는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키퍼 사익스.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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