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최대화두, 조 잭슨·이현민 공백 메우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조 잭슨과 이현민 공백을 어떻게 메울까.

오리온은 이번 오프시즌에 FA 문태종, 허일영, 김강선을 모두 잡았다. 이승현과 장재석의 군입대도 늦췄다. 결과적으로 특급 포워드라인을 고스란히 유지했다. 오리온 특유의 포워드 농구는 다음 시즌에도 계속된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다. FA 3인방을 잡으면서, 그리고 14년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선수단 연봉이 전체적으로 높아졌다. 샐러리캡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주전가드 이현민을 내보냈다. 이현민을 내보낸 건 외국선수 조 잭슨과의 재계약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오리온은 중국행을 선언한 조 잭슨에게 퇴짜를 맞았다. 결과적으로 가드진 누수가 심각한 수준이다. 27일 LG와의 프로아마최강전 준결승전을 앞두고 만난 추일승 감독도 가드진 운용에 고민을 드러냈다. 최강전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도 가드진의 경기력이었다.

오리온은 LG에 패배, 대회 2연패에 실패했다. 뼈 아픈 건 전반전 내용이었다. 35-48로 크게 뒤졌다. 수비도 수비지만, 공격이 매끄럽지 않았다. 추 감독은 정재홍과 조효현을 번갈아 포인트가드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현민이나 조 잭슨이 있을 때보다 볼이 매끄럽게 돌지 않았다.

오리온 포워드 농구의 최대장점은 세트오펜스에서 2~3번 미스매치 창출과 함께 얼리오펜스까지 동시에 가능한 점이다. 그런데 미스매치를 살리고 얼리오펜스를 전개하는 건 가드의 역량이 상당히 중요하다. 아무래도 정재홍과 조효현은 조금 미숙한 편이다. 미스매치에 LG가 더블팀으로 대응할 때 외곽으로 나온 볼이 공격찬스 재창출로 이어지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속공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추 감독이 "속도에서 졌다"라고 말한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물론 추 감독은 "스위치 수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장재석이 파울 트러블에 빨리 걸린 것도 아쉬웠다"라고 했다. 부수적인 부분이다. 스위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건 최근 대표팀과 소속팀 일정을 병행하는 이승현, 허일영 등의 몸이 무거웠기 때문이다. 장재석의 파울관리는 전략적으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근본적인 고민이 가드진이라는 게 드러난 한 판이었다.

추 감독은 처방전을 내렸다. "재홍이에겐 적극적으로 득점 가담을 요구했다"라고 했다. 실제 정재홍은 볼이 도는 과정에서 찬스를 잡으면 주저하지 않고 공격을 시도했다. 슛 찬스에서 슛을 던지지 않고 머뭇거리면 공격 흐름이 정체된다.

경기운영의 약점은 김동욱이나 문태종 등 노련한 포워드들의 패스센스와 임기응변으로 최대한 극복해야 한다. 실제 3쿼터 후반 LG에 맹추격한 원동력 중 하나가 김동욱이 경기운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볼 흐름이 원활해졌기 때문이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정재홍이 더 많은 실전을 겪으며 시행착오를 겪는 수밖에 없다. 수비력이 좋은 조효현과 김강선도 있다. 추 감독은 특히 조효현의 투지를 높게 평가했다.

외국선수 드래프트서 선발한 공격형 가드 오데리언 바셋은 관계자들의 평가가 엇갈린다. 종합적으로는 잭슨보다는 한 수 아래의 선수로 평가된다. 공격 성향이 강한 가드로 알려졌다. 돌파력만큼은 잭슨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이라는 얘기도 있다. 추 감독은 "얼마나 빨리 한국농구에 적응하는가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잭슨도 KBL 적응이 빠른 편은 아니었다. 바셋을 최대한 빨리 오리온 특유의 컬러에 녹여내는 게 과제다. 적응만 된다면 잭슨 못지 않게 대박을 칠 가능성도 있다.

오리온의 올 시즌 농사는 바셋의 KBL 적응, 그리고 정재홍을 비롯한 국내 가드들의 경기운영능력에 달렸다. 시즌 개막까지 2개월이란 시간이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정재홍(위), 바셋(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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