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시대' 종영③] 이 드라마를 안 본 99% 시청자에게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는 드라마', '시청률만 빼고 모든 것이 좋았다'….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 김상호)의 시청자들이 남긴 평가다.

셰어하우스에 함께 사는 20대 여성 다섯의 고민과 일상 등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려온 '청춘시대'가 27일 방송된 12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비록 1%대의 시청률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작품을 함께 한 시청자들이 느낀 만족도는 99% 이상이었다.

▲ 기대 낮던 '청춘시대', 시즌2를 기대하게 되기까지

배우 전도연, 유지태가 주연으로 나선 동시간대 경쟁작, 안방극장에서 주연을 맡은 경험이 없는 배우들, 초대형 드라마의 시대에 나타난 잔잔한 일상물. 첫 회가 방송되기 전 '청춘시대'를 기대하는 이는 박연선 작가의 오랜 마니아층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12회가 방송되는 동안 변화는 컸다. 영화계에서 이미 기량을 인정받은 한예리는 물론, 걸그룹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배우로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는 한승연과 류화영, '청순'과 '아역'이라는 꼬리표를 뗄 기회를 찾고 있던 박은빈, 그리고 신예 박혜수는 단번에 기량을 인정받는 데 성공했다.

'청춘시대'와 다섯 배우의 매력에 푹 빠진 시청자들은 이제 드라마 그 다음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고 있다. 변함없이 팍팍한 일상이지만 조금이나마 마음 속에 가지고 있던 고민을 덜어낸 주인공들의 모습으로 막을 내린 '청춘시대'. 셰어하우스 벨 에포크의 식구들은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아가게 될까? 시즌2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요청이 거세다.

▲ 박연선 작가의 울림, 이번에도 통했다

배우만큼 유명한 스타작가가 늘어나고 있는 요즘, 박연선 작가는 신작을 기대하는 확고한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가진 작품인 '연애시대'에서 선보인 섬세한 필체와 '난폭한 로맨스', '얼렁뚱땅 흥신소', '화이트 크리스마스' 등의 작품에서 나타난 개성 있는 전개는 이번 '청춘시대'에서도 이어졌다.

방영 전 '이렇게 잔잔한 이야기로 드라마가 완성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까지 들었던 소재이지만 박연선 작가는 현실적이라서 더욱 처절하게 느껴지는 20대 청춘들의 어려움과 엉뚱한 유머코드, 귀신이라는 소재를 절묘하게 교차하는 방식으로 극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 '청춘시대', 청춘을 위로하다

'청춘시대'는 그 제목처럼 다양한 청춘들의 삶을 그려낸 작품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같은 허울만 좋은 위로를 던진 것은 아니었다. 장래희망인 '평범해지기'를 위해 새벽까지 3개의 아르바이트를 수행해나가는 윤진명(한예리), '평범한' 연애를 꿈꾸지만 어려움을 번번이 겪는 정예은(한승연)과 송지원(박은빈), 남자들의 스폰서를 받으며 쉽게 살아오다 뒤늦게 자신의 꿈을 고민하는 사춘기를 시작한 강이나(류화영),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를 만들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유은재(박혜수)까지. 지독하게 현실적인 이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를 공감케 하고, 때로는 눈물 흘리게 했다.

결말까지도 현실감은 잃지 않았다. 마음속에 품고 있던 고민을 벗어낸 주인공들은 비로소 미소를 짓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하나의 고민이 사라졌을 뿐 이들의 인생이 가지고 있는 무게는 여전하다. '청춘시대' 속 이들이 겪는 아픔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겪고 있는 현실, 그 자체였다. 작품은 굳이 "이 시기를 지나고 나면 괜찮아질 거야"와 같은 위로를 건네진 않았지만,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눈물 흘리는 주인공들의 모습 자체로 큰 울림과 위로를 남겼다.

[사진 = JT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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