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실한 토종라인업, 볼거리 넘친 LG·오리온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볼거리가 넘쳤다.

LG와 오리온의 프로아마최강전 준결승전. 결승에 앞서 사실상의 메인 이벤트였다. LG와 오리온은 KBL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튼실한 국내 라인업을 자랑한다. 토종 선수층이 두꺼운 두 팀이 준결승에 진출한 건 어쩌면 당연했다.

오리온은 이현민이 KCC로 이적하면서 가드진이 약화됐다. 그러나 여전히 국가대표급 장신 포워드가 즐비하다. 김동욱, 문태종, 이승현, 허일영, 최진수는 오리온의 힘이다. 김도수, 장재석, 정재홍 등 노련하거나 재능 넘치는 선수가 많다.

LG도 마찬가지다. 간판스타 김종규는 물론, 김영환 양우섭 기승호 등 포지션별로 건실한 선수가 많다. 여기에 최승욱 정창영 한상혁 정성우 등 저연차들의 조화가 돋보인다. LG가 오리온에 포지션별 신장은 뒤지지만, 재능만 따지면 결코 오리온에 뒤지지 않는다.

예상대로 결과를 떠나 재미 있는 경기를 펼쳤다. 3쿼터 초반까지는 LG의 페이스였다. LG는 2~4번에서 미스매치를 내주는데, 이 부분을 더블팀과 로테이션으로 메워내면서 오리온을 압도했다. 정재홍을 중심으로 한 오리온의 세트오펜스 볼 흐름은 지난 시즌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뻑뻑했다. 여기에 LG는 김영환, 기승호가 득점을 이끌었고, 정창영과 양우섭이 뒷받침했다. 오리온의 주특기 얼리오펜스를 오히려 LG가 더 많이 선보였다. LG는 오리온에 대한 대비가 잘 됐다.

그러나 오리온은 역시 디펜딩챔피언다웠다. 세트 상황서 정재홍을 중심으로 하는 공격은 약간 뻑뻑한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3쿼터 중반 김동욱이 직접 경기를 운영하면서 효율적인 공격이 살아났다. 효율적이면서 간결한 볼 흐름,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이 살아났다.

결정적으로 3쿼터 막판 문태종이 투입되면서 서서히 경기흐름이 오리온으로 넘어갔다. 문태종은 노련했다. 처음에는 미드레인지에서 슛 감각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연이어 점퍼를 꽂았다. 그러자 4쿼터 초반에는 연이어 3점포를 터트렸다. 스코어가 급격히 좁혀졌다. 4분23초전 수비수를 숄더페이크로 제치고 여유 있게 골밑슛을 넣는 장면은 백미였다. 문태종은 3분26초전 동점을 만드는 이승현의 턴어라운드슛을 직접 도왔다.

최종승자는 LG였다. 김종규가 있었다. 오리온의 미세한 약점이 5번이다. 장재석이 있지만, 김종규는 오리온 골밑을 압도했다. 경기종료 2분22초전 통렬한 덩크슛을 넣었다. 그러자 문태종도 경기종료 18초전 김종규를 상대로 페넌트레이션을 성공했다. 그러나 LG는 경기종료 2.2초전 김영환이 스크린을 받고 던진 3점슛이 림을 통과하면서 극적으로 승리했다.

LG는 LG대로 게임플랜대로 잘 치른 경기였다. 오리온 미스매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김영환을 중심으로 팀 오펜스도 효율적으로 돌아갔다. 오리온도 경기 후반 저력을 발휘했다. 문태종과 김동욱의 클래스는 여전했다.

다만, LG는 경기 막판 턴오버가 잦아 다 잡은 경기를 내줄 뻔했다. 반면 오리온은 장재석이 파울트러블에 일찍 걸린 점, 대표팀과 소속팀 일정을 동시에 소화 중인 이승현과 허일영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게 패인이었다.

[LG-오리온전.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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