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1호' 20홈런·20도루, 다음 주인공은 누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음 주인공은 누구일까.

황재균(롯데)이 올 시즌 1호 20홈런-20도루 주인공이 됐다. 26일 잠실 두산전서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날려 시즌 20홈런을 완성했다. 그는 이미 21도루를 기록 중이었다. 역대 롯데 토종타자 최초의 20-20.

올 시즌 20-20 최초 달성자는 예년과 비교하면 비교적 늦게 배출됐다. KBO리그는 극단의 타고투저 리그다. 작년부터 역대 최다 144경기를 치르고 있다. 여전히 현대야구에 20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 20도루를 할 수 있는 스피드를 동시에 갖춘 야수는 많지 않다. 지난해에도 20-20은 단 4명에 그쳤다. 황재균의 20-20은 35년 역사의 KBO리그 역대 43번째였다. 1년에 1~2명만 달성했다는 뜻.

타고투저 시대에 도루보다는 장타 한 방이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있다. 한 관계자는 "4~5점 차가 쉽게 뒤집히는 시대다. 경기흐름상 도루가 반드시 필요할 때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도루 하나보다 홈런 한 방이 효율적이다"라고 했다. 또 다른 지도자는 "도루는 체력소모가 심하고 부상 위험도 있다. 144경기를 건강하게 치르려면 도루는 꼭 필요할 때만 하는 게 맞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도루가 쉬운 것도 아니다. 야수들이 투수들의 투구습관을 연구하는 것처럼, 투수들도 주자들의 도루습관을 연구한다.

그래서 다음 20-20 도전자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유력한 후보는 김하성(넥센)이다. 17홈런-23도루를 기록 중이다. 홈런 3개만 추가하면 생애 첫 20-20에 성공한다. 17일 롯데전 이후 열흘간 홈런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넥센이 29경기를 남겨뒀으니 여전히 기회는 열려있다.

정근우(한화)도 15홈런 21도루로 20-20이 불가능하지 않다. 홈런 5개를 추가하면 된다. 본래 발 빠르면서 한 방을 갖고 있는 정근우는 생애 첫 20-20에 도전한다. 이밖에 박건우(두산)가 16홈런 13도루, 오지환(LG)이 16홈런 12도루를 기록 중이다. 20-20을 달성하려면 홈런과 도루 모두 조금씩 힘을 내야 한다.

외국인타자들도 가시권에 있다. 헥터 고메즈(SK)는 20홈런 15도루를 기록 중이다. 도루 5개를 추가하면 된다. 최근 페이스가 썩 좋지는 않다. 23일 대구 삼성전서 성공한 게 최근 10경기서 유일한 도루였다. 고메즈가 20-20에 성공할 경우 역대 SK 외국인타자 최초 20-20.

루이스 히메네스(LG)도 20-20이 가능하다. 23홈런 14도루를 기록 중이다. 도루 6개가 필요하다. 최근 10경기서는 2도루를 기록했다. 23일 잠실 두산전서 14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LG 간판타자라서 극심한 견제를 받는다. 출루율(0.379)이 아주 높은 편은 아닌 것도 변수다.

한편, 작년에 20-20에 성공했던 4명의 선수 중 올해도 KBO리그에서 뛰는 에릭 테임즈(NC), 나성범(NC)의 경우 올 시즌에는 20-20이 쉽지 않아 보인다. 테임즈는 37홈런 12도루, 나성범은 21홈런 4도루. 올 시즌 김경문 감독은 중심타자들에게 굳이 도루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치거나 체력이 떨어져 장타력에 손해를 보면 NC 전력에 더 큰 손실을 미친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두 사람이 도루를 적게 했지만, 여전히 NC타선은 강하다.

[황재균(위), 김하성(가운데), 고메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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