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다치는 게 목표” kt 이광재, 부활할 수 있을까?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한동안 내리막길을 걷던 부산 kt 슈터 이광재(32, 187cm)가 최강전을 통해 부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광재는 2016 KCC 프로-아마 최강전서 존재감을 발휘, kt가 팀 역사상 처음 4강에 오르는데 힘을 보탰다.

서울 SK와의 16강전에서 4분 58초 출전에 그쳤던 이광재는 지난 25일 서울 삼성을 상대로 치른 8강전에서는 부지런하게 코트를 누볐다. 21분 11초 동안 3점슛 2개 포함 10득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조성민이 결장한 kt가 역전승을 따내는데 힘을 보탠 것.

이광재는 한때 각광받던 슈터였다. 2007-2008시즌 원주 동부에서 데뷔 후 한동안 성장세를 이어가며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군 제대 직후인 2011-2012시즌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6경기 평균 11.5득점 3점슛 1.8개 1스틸로 활약했다.

이광재의 커리어는 2012-2013시즌부터 내리막길이다. 2015-2016시즌까지 시즌을 거듭할수록 출전시간, 득점 모두 하락세를 그렸다.

이광재는 2014-2015시즌을 앞두고 kt로 이적했지만, 부상이 겹쳐 이렇다 할 활약을 못 보여줬다. 지난 시즌에는 19경기 평균 12분 16초 동안 3.3득점 3점슛 0.4개에 머물렀다. 삼성과의 8강전에서 이긴 직후 “오랜만에 하는 인터뷰라 좋다”라는 소감을 남긴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이광재는 “비시즌을 안 아픈 채 보내는 게 목표였고, 현재까지는 좋다. 2016-2017시즌도 안 다치며 치르고 싶다”라고 말했다.

kt는 최강전에서 연일 명승부 끝에 승리를 챙겼다. SK와의 16강전은 3차 연장전까지 가는 혈전이었고, 삼성전에서는 경기종료 1분여전 4점차까지 뒤처졌으나 뒷심을 발휘해 이겼다.

이광재는 “감독님이 끈끈한 팀 컬러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데, 2경기에서 나와 뿌듯하다. 팀 분위기가 좋고, 덕분에 2016-2017시즌도 기대가 된다”라고 전했다.

kt는 오는 27일 신협 상무와의 4강전을 통해 내친 김에 결승전 진출까지 노린다. 상무는 예년에 비해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김시래와 이대성이 이끄는 가드진은 여전히 탄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최부경도 골밑에서 연일 분전 중이다.

만만치 않은 팀을 만나지만, 이광재는 목표는 우승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감독님이 이벤트성 경기라도 진지하게 임하실 바라신다.” 이광재의 말이다.

“상대가 고등학생이든, 대학이든 경기를 통해 무언가라도 얻길 원하신다.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라고 운을 뗀 이광재는 “상금 때문에 독기가 더 생긴다. 무언가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금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라며 웃었다.

이번 대회 상금은 5,000만원이다. 54경기를 치러야 따낼 수 있는 정규리그 우승 상금이 1억원(2015-2016시즌 기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4경기 승=5,000만원’은 결코 적은 상금이 아닐 터.

물론 kt나 이광재에게 보다 중요한 부분은 정규리그일 것이다. 조동현 감독은 “(조)성민이도 이제는 출전시간을 조절해주며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성민이는 승부처인 4쿼터에 최대한의 경기력이 나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김)종범이와 (이)광재의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감독님이 슈터로서 볼 없을 때 움직임을 강조하신다. 슛 감은 좋다”라는 이광재는 kt에서 치르는 3번째 시즌만큼은 부활할 수 있을까. kt의 2016-2017시즌 행보를 점칠 수 있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인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이광재.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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