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포' 김재환, 두산 토종거포 새역사 썼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김재환이 두산 토종거포 역사를 다시 썼다.

김재환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서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8-0으로 앞선 2회말 솔로홈런을 쳤다. 시즌 32번째 홈런으로 홈런선두 에릭 테임즈(NC, 37개)와의 격차를 5개 차로 좁혔다.

김재환은 올 시즌 2008년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5년까지 8년간 두산 1군에서 친 홈런은 단 13개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만 이미 3배 가까운 홈런을 때렸다. 두 자릿수 홈런, 20홈런, 30홈런 모두 생애 첫 기록이다.

그런 김재환이 두산 토종타자 역대 한 시즌 최다홈런 주인공이 됐다. 1999년 심정수, 2000년 김동주가 기록했던 31홈런을 넘어선 것이다. 역대 두산 한 시즌 최다홈런(1998년 타이론 우즈, 42개)에는 격차가 있지만, 토종타자 한 시즌 최다홈런을 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부임하면서 김재환의 잠재력을 눈 여겨봤다. 타구 속도와 비거리에 주목했다. 순간적인 임팩트를 통해 홈런을 생산해내는 능력이 예사롭지 않다고 봤다. 김 감독은 지난해 시범경기는 물론 시즌 초반에도 꾸준히 7~8번에 배치하며 기회를 줬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김재환 스스로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무너졌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개막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음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4월 초 1군 무대를 밟은 뒤 주어진 기회를 살리며 신데렐라로 거듭났다. 심지어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공석이 된 4번타자를 꿰찼다. 김 감독은 김재환의 타격을 살리기 위해 시즌 전부터 좌익수 연습까지 시킬 정도였다. 김재환은 올 시즌 맹활약으로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김재환은 4월 5홈런에 이어 5월 10홈런으로 상승세를 탔다. 6월 5홈런, 7월 4홈런으로 주춤했으나 8월에만 벌써 8개의 홈런을 쳤다. 두산은 아직 28경기를 남겨뒀다. 쉽진 않겠지만, 40홈런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김재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