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두산 김성배, 비결은 투심패스트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스스로 투심을 익혔다."

김성배는 7월 23일 김동한과의 1대1 맞트레이드로 롯데에서 두산으로 이적했다. 2011시즌 후 2차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한 뒤 5년만의 친정 복귀. 두산 필승계투조에 사이드암이 없는 현실, 정재훈과 이현승의 기복과 높은 의존도 등을 감안하면 김성배 영입은 의미가 컸다.

그는 롯데 마무리로 잘 나갔다. 하지만, 최근 1~2년간 썩 좋지 않았다. 롯데가 트레이드 카드로 내놓을 정도로 믿음이 떨어진 상태였다. 결국 두산이 이 트레이드로 재미를 보기 위해선 김성배의 부활이 반드시 필요했다.

김성배가 반전드라마를 쓰고 있다. 이적 후 7월 3경기서는 1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8월 9경기서는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79로 좋다. 특히 최근 7경기 연속 실점하지 않았다. 정재훈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이현승이 허벅지 부상으로 빠졌을 때 윤명준과 더블스토퍼로 맹활약했다. 19일 인천 SK전서는 이적 후 첫 세이브를 따냈다.

김성배는 포심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싱커, 포크볼 등을 고루 던진다. 그러나 우타자 바깥쪽 승부 일변도였다. 김성배는 "그동안 몸쪽 승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타자들이 바깥쪽만 노리는 게 보였다. 포크볼도 맞아나갔다"라고 회상했다.

롯데에서 지난 1~2년간 좋지 않으면서 올 시즌 구종 추가의 필요성을 느꼈다. 김성배는 투수코치의 조언 속에 투심을 연구하고,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는 "구종을 내 것으로 만드는 건 남이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시즌 중에 독학으로 익혔다"라고 말했다.

최근 김성배는 우타자 상대로 과감히 몸쪽으로 승부한다. 투심으로 몸쪽을 공략, 자신의 선택지를 늘리는 동시에 타자들을 헷갈리게 하기 시작했다. 최근 호투의 원동력이 투심 장착이라는 게 김성배 설명.

또 하나. 김성배는 분명하게 짚고 넘어갔다. "롯데 시절부터 투심을 계속 연습했다. 두산에 온 이후 손에 익기 시작했고, 자신감이 붙었다. 롯데에서 일부러 제대로 던지지 않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어쨌든 두산으로선 김성배의 투심이 반갑다. 그의 구종 다변화는 탄탄한 내야수비를 자랑하는 두산과도 마침맞다.

김성배는 "두산은 1위팀이다. 두산이 1위를 지킬 수 있도록 조금이라고 힘이 되고 싶었다. 내가 와서 팀이 나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정)재훈이가 빠진 뒤에는 내가 팀에 힘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부담과 동시에 책임감이 생겼다. 정재훈이 이탈하고 이현승마저 허벅지 부상으로 열흘간 1군에서 빠지면서 김성배의 존재감은 급격히 커졌다. 이현승이 재합류하면서 김성배는 메인 셋업맨으로 뛰고 있다.

김성배는 후배 불펜 투수들에게도 용기를 줬다. 그는 "김강률, 진야곱, 이현호 모두 나보다 구위가 더 좋다. 내가 너희라면 더 자신 있게 붙었을 것 같다. 피해가지 말라는 말, 현실적인 조언을 해줬다"라고 털어놨다. 불펜이 가장 약한 파트이고, 젊은 투수들이 성장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김성배의 조언은 의미가 있다. 김성배가 돌아온 뒤 두산 불펜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김성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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