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지완·이범호 홈런, 본인도 KIA도 웃는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본인도, KIA도 웃는다.

26일 현재 KIA의 팀 홈런은 139개다. '나-테-박-이' 타선을 보유한 NC와 함께 공동 3위. 시즌 전 예상과는 달리 높은 경쟁력을 보여주는 결정적 원동력은 나지완과 이범호다. 두 사람은 팀 내 홈런 1~2위다. 나지완이 25개, 이범호가 24개. KIA가 생산한 홈런의 35.25%를 나지완과 이범호가 담당했다.

나지완과 이범호는 최근에도 나란히 홈런을 가동했다. 나지완은 24일 창원 NC전서 5-3으로 앞선 9회초 달아나는 좌중월 솔로포를 쳤다. 최근 10경기 4홈런 초상승세. 이범호는 그 경기서 4회 추격의 솔로포를 날렸다. 25일 광주 삼성전서도 1회 선제 투런포를 터트렸다. 최근 2경기 연속 홈런, 6경기 3홈런.

▲쌍포

KIA는 지난 수년간 타선 약화로 고생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나지완이 부진하면서 중심타선에 힘이 붙지 않았다. 이범호 역시 전형적인 홈런타자는 아니다. KIA는 작년 136홈런으로 팀 홈런 7위에 그쳤다. 한 방이 쉽게 터지지 않으니 투수들로선 승부처서 KIA 중심타선을 상대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나지완과 이범호가 꾸준히 홈런을 쳐내고 있다. 나지완은 돌고 돌아 4번타순을 꿰찼다. 이범호도 한동안 4번을 치다 나지완의 4번 정착으로 자연스럽게 5번에 위치했다. 3번 김주찬이 시즌 내내 맹활약하고 있다. 신종길-김호령 테이블세터까지 정착했다. 나지완~이범호까지 이어지는 상위타선은 힘과 정확성을 겸비한 효율성 높은 구성을 자랑한다. 심지어 6번에서 부담을 덜어낸 브렛 필의 클러치능력도 살아날 조짐이다.

▲30홈런 도전

나지완은 올 시즌 2008년 데뷔 후 한 시즌 최다홈런기록(2009년 23홈런)을 갈아치웠다. 최근 페이스, 잔여경기 등을 감안하면 생애 첫 30홈런이 거뜬해 보인다. 0.319에 86타점을 기록 중인 걸 감안하면 생애 첫 3할-30홈런-100타점 돌파도 가능하다.

KIA는 올 시즌 나지완의 방망이 힘을 앞세워 5년만의 포스트시즌에 도전 중이다. 그가 23홈런을 때렸을 때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또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여전히 KIA 전력은 정상권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최근 나지완과 KIA 타선이 서로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다.

▲3루수 최다홈런

이범호는 25일 한 방으로 개인통산 274홈런을 기록, 김동주(은퇴, 273홈런)를 넘어섰다. 역대 3루수 최다홈런 주인공이 됐다. 이범호는 통산홈런 9위로 올라섰다. 현역 선수들 중에선 이승엽(삼성, 439홈런), 이호준(NC, 324홈런)에 이어 3위가 됐다.

놀랍게도 이범호는 2000년 데뷔 후 단 한 번도 30홈런을 때리지 못했다. 중거리 타자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2004년~2007년 4년 연속 포함 통산 8차례 20홈런을 때릴 정도로 꾸준히 한 방을 생산했다. 한일통산 600홈런에 도전하는 이승엽도 있지만, 매 시즌 뚜벅뚜벅 전진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이범호의 홈런도 높게 평가 받아야 한다.

[이범호와 나지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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