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4~5위 다툼, 흔들리는 KIA 마운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는 기록적인 무더위에 오히려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정규시즌을 단 31경기 남겨둔 시점. 5위 KIA는 4위 SK에 단 0.5경기 뒤졌다. 6위 LG와는 승차가 없다.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하지만, KIA는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는 형편이다. 일종의 딜레마다.

아무래도 상위권 팀들에 비해 마운드가 불안하다. 4~5위 경쟁 중인 SK와 LG도 마운드가 완벽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KIA가 SK와 LG에 비해 마운드가 낫다고 보기도 어렵다. 물론 타선은 그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장기레이스를 타선의 힘으로만 끌어가는 건 불가능하다.

▲선발난 가중

최근 KIA는 선발난이 심하다. 1~2선발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 이후 3~5선발이 불안하다. 시즌 초반 윤석민과 임준혁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발생한 공백을 여전히 효율적으로 메워내지 못하고 있다. 임기준과 김윤동은 김기태 감독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김윤동은 23일 창원 NC전서 5이닝 11실점하며 무너졌다. 윤석민의 복귀는 여전히 기약이 없다.

우완 정통파 홍건희를 발굴한 건 올 시즌 최대 수확이다. 그런데 7월 말 가슴통증으로 잠시 1군에서 빠졌다가 돌아온 뒤 썩 좋은 페이스가 아니다. 일시적인 투구밸런스 난조인지, 슬럼프 조짐인지는 더 살펴봐야 한다. 개선될 여지는 충분히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지크다. 15일자로 1군에서 빠졌다.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복귀한다고 해도 걱정이 사라질 수는 없다. 그는 부상으로 이탈하기 직전에도 연이어 부진했다. 팔꿈치 이상으로 촉발된 부진인지, 또 다른 문제가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KIA로선 확실한 카드 한 장이 소멸되면서 그만큼 순위다툼 동력을 잃었다는 점이다.

▲어려운 불펜 사정

불펜도 안정적이지 않다. 7월 복귀한 임창용이 최근 급격히 페이스를 끌어올린 건 고무적이다. 문제는 선발과 임창용을 연결하는 카드가 불안하다는 점이다. 선발진이 강할 경우 좋은 타선과 함께 적절히 간극을 메워낼 수 있다. 선두 두산의 경우 이현승과 정재훈 공백을 막강 선발진과 타선이 적절히 메워내며 선두를 지킨다.

그러나 KIA는 선발진 후미가 약한데다 지크마저 이탈했다. 오히려 4~5선발을 불펜에서 임시로 발탁하면서 불펜 운용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불펜이 다른 파트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실정. 오히려 베테랑 최영필과 김광수가 연투에 약한 약점이 부각되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 베테랑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다.

최대 고민은 성장이 더딘 젊은 불펜 투수들이다. 심동섭은 후반기 부진으로 4일 광주 한화전을 끝으로 더 이상 1군 기록이 없다. 한승혁은 기복이 있다. 결국 중고참 역할을 해야 하는 곽정철, 한기주, 이적생 고효준 등이 조금씩 힘을 보태야 한다.

KIA는 마운드 힘이 다소 떨어지는 상황서 4~5위 다툼을 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지난 몇년간 중, 하위권에 머물던 팀이 성장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된다. 당장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딜레마다.

[KIA 선수들(위), 김윤동(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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