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여자친구 "사랑, 고마워요…늘 변하지 않을게요"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윙크가 안무인 건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건 아니고요. 음…, 그 구간에서 윙크를 안 하면 뭔가 되게 허전해서 하는 거거든요. 안무 선생님이 시키신 건 아니에요. 이젠 왠지 안 하면 안 될 것 같고. 대신 카메라 리허설 때는 좀 민망해서 일부러 덜해요. 흐흐."

걸그룹 여자친구 은하는 정말 웃음소리가 '흐흐'거린다. 큰 결심하고 머리를 싹둑 잘라서 '예뻐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그 얘기를 꺼내자 은하는 얼굴을 금세 붉히고, 리더 소원은 "진짜 좋았겠다!"고 괜스레 놀림조다.

지난해 1월, 갓 데뷔했을 때 인터뷰에서 '분명 잘될 겁니다'라고 했더니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수줍어하던 게 아직도 선명하다.

하지만 성장은 예상보다 훨씬 가팔랐고, 겨우 1년 반 만에 '대세'란 수식어가 결코 과장되지 않은 인기 걸그룹으로 훌쩍 자랐다.

그럼에도 여전히 겸손하고 모든 게 마냥 신기하기만 한 소녀들. 1년 반이라는 시간을 달려서 '너 그리고 나'까지, 어느덧 '국민 걸그룹'이 된 여자친구를 만났다.

'팬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을 때 예린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진심 어려 고스란히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을 정도였다.

- 이번 '너 그리고 나' 활동은 어땠나요.

소원 "시간이 제일 빨리 지나간 느낌이에요. 컴백 전 안무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힘들었거든요. 컴백 날짜는 잡혔는데, 이러다가 안무가 못 나올 것 같은 걱정도 됐어요. 그때 안무 선생님께서 '눈 뜨고 일어나면 활동하고 있을 거야. 지금 힘든 건 한때고, 다 해낼 수 있어'라고 해주셨어요. 근데 정말 눈뜨고 일어나니까 시간이 지난 기분이에요. 짧은 시간 동안 팬 분들이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고, 또 그 사랑 두둑하게 받고 힘내서 다음 앨범도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있을 것만 같아요."

- '너 그리고 나' 앨범도 과연 잘될 수 있을까 걱정도 됐어요. 그런데 음악방송 13관왕까지, 결국 성공했네요.

엄지 "사실 저희가 아직 갈 길이 멀어서 성공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대신 '유리구슬' 때부터 '노래 좋다'고 해주시던 게, '너 그리고 나'까지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좋게 봐주시고, 관심도 계속 가져주신 것 같아서 좋아요."

- 요즘 인기를 좀 실감하나요.

소원 "아뇨. 이번 노래는 더 실감을 못하는 게 아직 활동이 끝나지 않아서 저희끼리 밖에 나가본 시간이 없었거든요. 빨리 행사를 가봐서, 다같이 노래 불러주시는 걸 들으면 그때가 되어야 알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이번에 LA 공연을 다녀왔는데, 자유시간에 저희끼리 놀이기구를 타고 놀았어요. 근데 외국 분들이 알아봐 주시는 거예요. 'GFRIEND?(여자친구의 영문명)' 하시길래 깜짝 놀랐어요. 저희 멤버들이 대부분 해외를 나가본 경험이 많지 않거든요. 너무 신기했어요."

- 팬들도 많이 늘었죠? 은하는 팬클럽 회원수 계속 확인하고 있나요.

은하 "네. 어제 봤는데 4만9천명 정도 됐길래 '우와 또 늘었다' 했어요. 흐흐."

예린 "사실 저희 이번 활동 목표 중 하나가 팬클럽 5만명이었는데, 근처까지 왔다는 게 기쁘고 보람차요."

- 팬이 늘어난 걸 언제 느끼나요.

신비 "처음 뵙는 얼굴들이 되게 많으세요. 원래 저희가 팬 분들 얼굴을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처음 뵙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어린 팬 분들도 많이 생긴 것 같아요."

- 청순 콘셉트가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하지만 그 느낌이 변하게 될까 봐 걱정하는 사람도 많아요.

유주 "자연스러운 변화가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래도 저희 고유의 색깔은 계속 변하지 않고 가지고 갈 테니까 너무 크게 걱정하진 마세요."

- 다음 앨범에 해보고 싶은 콘셉트나 음악이 있나요.

엄지 "전 '시간을 달려서' 때처럼 아련한 느낌을 또 해보고 싶어요."

예린 "음, 전 약간 몽환적인 것?"

나머지 멤버들 "하하하!"

예린 "아 왜! 음, 뭐랄까, '알고 싶은 소녀들' 느낌?"

나머지 멤버들 "지금도 너무 많이 아는데 뭐야! 하하."

엄지 "전 뭔가 연기가 섞인 무대도 해보고 싶은데, '시간을 달려서' 때 힘들었던 게 카메라 리허설 때 연기하면서 무대를 하면 감독님들이 '너희 어디 아프니? 너희끼리 싸웠니?' 하시더라고요. 헤헤."

- 이번 활동 중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은하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계속 1위를 받게 돼서 항상 행복하고 즐겁게 활동했어요. 기대도 못했던 큰 상을 선물로 주시니까 진심으로 감사했거든요."

- 너무 빨리 인기가 많아져서 혹시라도 들뜨거나 자만할까봐 걱정하는 분들도 있어요.

엄지 "저희는 인기라든가 관심과 사랑이 결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매 앨범마다 부담도 되고 고민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절대 그런 게(인기나 사랑)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소원 "저희가 음악방송 1위를 했을 때 '이제 1위 해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나 보다'란 댓글을 가끔 봤어요. 근데 저희는 절대 그렇지 않거든요. 단 한 순간도 당연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정말 놀랄 때도 있고, 당황할 때도 있었는데, 그렇다고 저희가 의식해서 더 과장되게 반응하면 그건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당연한 거란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어요. 그리고 사실 저희는 결과가 좋으면 기분도 좋지만 그것보다 많은 분들이 저희 노래 좋아해주시는 게 더 기쁘거든요. 오랫동안 들어주실 때가 너무 좋아요.

한번은 버스 옆자리에 타 계신 분이 저희 노래를 듣고 계실 때가 있었어요. 저인 줄은 모르셨는데, 그렇게 저희 노래를 찾아서 들어주신다는 게 정말 기뻤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결과보다 오랫동안 들으실 수 있는 노래,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는 걸 목표로 열심히 할게요."

- 끝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은 말.

예린 "버디들! 항상 어디를 가든 무슨 일이 있든 늘 우리 편이어서 고맙고, 항상 응원 많이 해줘서, 그렇게 뒤에서 힘을 북돋아 주니까 늘 우리가 무대에서 힘차고 열심히 활동할 수 있던 것 같아요.

우리, 이 사랑 꼭 변하지 말고 오래오래 서로의 믿음을 간직하며 행복하게 잘 살아가 보아요."

(그리고 인터뷰를 마치려는 순간 리더 소원이 '이 말도 진짜 하고 싶다'며 한 이야기다.)

소원 "저랑 유주가 이벤트로 음악방송에 오신 분들 명단 체크를 해봤거든요. 근데 너무 깜짝 놀랐어요. 정말 더운 날씨에 그 햇볕을 그대로 받으면서 아스팔트에 다들 앉아 계시는데, 땀을 마치 샤워하듯이 쏟으면서 대기하시는 거예요. 전 건물 안에서 하시는 줄 알았는데, 그 뜨거운 날씨에 그걸 보고 너무 놀랐어요. 팬 분들이 저희 사전녹화 한번 봐주시려고 들어오시는 건데 매번 그러신다는 게 정말 놀랐거든요. 근데 걱정도 많이 되더라고요.

팬 분들! 꼭 건강 잘 챙기면서 응원해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정말 감사해요."

[사진 = SBS 방송 화면-마이데일리 사진DB-쏘스뮤직]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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