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순위 지형도, 1위도 4~5위도 알 수 없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위도, 4~5위도 알 수 없다.

KBO리그 순위 지형도가 또 다시 요동친다. 본래 순위다툼은 1~2일 단위로 끊어보면 큰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1~2주, 혹은 1개월 단위로 끊어보면 분명히 변화의 흐름이 포착된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순위 구도에는 변화가 크다.

일단 선두 두산과 2위 NC의 격차가 2.5경기 차로 줄어들었다. 7월 1일 당시 두 팀의 승차는 6경기였다. 그러다 두산이 7월 8승12패로 부진한 사이 NC가 조금씩 추격하면서 두산의 선두독주체제는 막을 내렸다.

5위다툼은 4~5위 다툼으로 바뀐 모양새. 애당초 4위 SK는 페이스가 크게 떨어지지만 않으면 포스트시즌 안정권에 들어간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4연패로 주춤하다. 그 사이 KIA가 5연승을 달리며 롯데를 제치고 5위로 올라왔다. 심지어 31일 인천 SK전서 승리하면 SK와도 순위를 맞바꾸며 4위에 오른다.

▲선두다툼

최근 선두 두산의 페이스가 좋지 않다. 4연패에 빠졌다. 최근 2경기 연속 선발전원안타를 치며 가라앉았던 타선이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승부처에서의 응집력은 시즌 초반만 못하다. 김태형 감독은 "체력이 조금 떨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마운드에선 이현승과 정재훈에게 의존하는 구조적 약점이 극대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마저 등 부상으로 이탈했다. 5선발 약점도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7월에도 꾸준히 승수를 쌓으며 두산을 추격한 2위 NC마저 주춤하다. 최근 10경기서 4승6패다. 드러내놓고 말은 하지 못하지만, 승부조작 스캔들의 한 가운데에 놓인 구단으로서 분위기가 좋을 리 없다. 전력 마이너스도 무시할 수 없다. 이태양과 이재학이 잇따라 이탈하면서 선발진이 크게 약화됐다.

오히려 3위 넥센이 호시탐탐 선두권을 노린다. 넥센은 7월 1일자로 선두 두산에 11.5경기, 2위 NC에 6경기 뒤졌다. 그러나 1개월이 흐른 31일 현재 NC에 4경기, 두산에 6.5경기 차로 추격했다. 여전히 격차는 있지만, 8월 레이스 결과에 따라 시즌 막판 선두권 다툼에 가담할 여지도 있다. 넥센은 올 시즌 마운드 내구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타선도 고척스카이돔의 특성에 맞춰 2루타, 기동력 위주의 스타일로 탈바꿈했다. 결국 현 시점에서 선두다툼 결말은 누구도 알 수 없다.

▲4~5위 다툼

최근 SK의 4연패와 KIA의 5연승으로 5위 경쟁은 4~5위 경쟁으로 바뀌었다. 산술적으로 6위 롯데부터 최하위 KT까지 5위 뿐 아니라 4위도 노릴 수 있다. 특히 7위 한화와 최하위 KT도 최근 4연승과 2연승으로 힘을 내고 있다. 결국 SK를 포함한 7개 구단이 포스트시즌 티켓 2장을 놓고 8~9월 진검승부가 불가피하다.

4~5위는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단판승부부터 치러야 한다. 얼핏 보면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4위와 5위의 차이는 엄청나다. 4위는 홈 구장에서 열리는 2경기 중 1경기만 이기면 된다. 반면 5위는 적지에서 2연승을 해야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갈 수 있다. 때문에 하위권 팀들은 일단 5위를 노리되, 상황에 따라 4위 다툼까지 계산하고 시즌 막판 순위다툼에 임한다. 물론 9~10위 삼성과 KT는 당장 8위 LG와의 2~3경기 격차를 극복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듯하다. 가장 불리한 건 사실이다.

한편, 31일은 트레이드 마감일이다. 혹시 빅딜이 일어난다면 치열한 순위다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현재 중위권 다툼이 치열한 상황서 부메랑 효과를 의식, 주전급 선수들이 팀을 맞바꾸는 빅딜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KBO리그 경기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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